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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통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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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통첩

[한윤수의 '오랑캐꽃']<684>

태국에서 혼다자동차에 다닌 기술자가 있다.
월급이 적었다. 45만원.
그래서 한국으로 온 건데
1년 만에 문제가 생겼다.

고향에서 약사로 일하는 여친이 갑자기
"당장 안 돌아오면 방콕으로 가버릴 거야."
하고 최후통첩을 보낸 거다.
무작정 상경한다는 말은
고무신 거꾸로 신겠다는 뜻도 내포하고 있으니
어떤 남자가 몸이 안 닳겠나.
사진을 보니 굉장한 미인인데!

"나 돌아갈래!"
그가 짐승처럼 울부짖자
사장님이 웃었다.
"너 여자가 오란다고 가면 그것도 습관 돼, 임마."
"사장님이 몰라서 그러시는데요. 그 여자는요. 한다면 하는 여자예요. 안 당해본 사람은 몰라요."

결국 사장님이 타협안을 제시했다.
"그럼 한 달만 더 하고 가! 그때 보내줄게."
"그 말을 어떻게 믿어요?"
"비행기표 끊어줄게. 됐냐?"
"됐어요."
"그럼 넌 뭘로 보장할래? 한 달 후에 간다는 걸!"
"각서를 쓸까요?"
"니 각서는 못 믿어."
"그럼 어떡해요?"
"화성센터 가서 한 달 후에 간다고 말하고, 퇴직금계산서 끊어 와!"
"그럼 믿으실래요?"
"믿지!"
"왜 거긴 믿어요?"
"내 맘이여, 임마!"

이래서
우리 센터가 발행한 퇴직금 계산서와
비행기표를 맞바꾸었다.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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