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는 사람 이름이다.
수라간(Surakarn).
수라간은 한국에 온 지 4년째다.
프레스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만두고 고향에 돌아가고 싶다.
"나 태국 가고 싶어요."
반장과 공장장에게 말했으나 둘 다 펄쩍 뛰었다.
"안 돼. 계약 끝날 때까지는 있어야 돼."
순진하기도 하지!
그는 가면 잡혀가는 줄 알고 놀라서 나를 찾아온 것이다.
▲ 수라간 ⓒ한윤수 |
조근조근 가르쳐주었다. 가는 건 네 자유다. 하지만 다른 노동자 구할 시간은 줘야 한다. 고로 사장님께 한 달 후에 간다고 말하고 그때 가라. 퇴직금도 준비해달라고 미리 부탁하고.
그러고 나니 무지하게 궁금해진다. 한국에서 돈 잘 벌고 있는데 왜 굳이 가려고 할까? 태국 가야 별 볼일 없을 텐데.
알아보니 사정이 있다.
그의 고향은 라오스 국경 근처인 우돈으로, 7년 전 부모가 땅을 사서 고무나무 2,000 주를 심었다. 그래서 다 못 치른 땅값 잔금 일부와 고무나무가 자라기까지의 영농비를 대느라 한국에 온 것이다. 하지만 이제 잔금도 다 갚고, 금년부터는 고무를 채취할 수 있다. 문제는 아버지 연세가 60의 고령이라 작업을 혼자 감당할 수 없는데다가 도와주던 여동생마저 시집가버려 수라간이 안 갈 수가 없다는 데 있다.
태국에 가도 이제는 희망이 있다. 고무나무에서 돈이 나오니까.
내가 물었다.
"하루 나오는 고무 양이 얼마나 될까?"
"돈으로 치면 한 3천 바트 될 것 같아요."
둔한 머리로도 금방 계산이 되었다.
3천 바트라면 약 12만원. 곱하기 30일하면 월 360만원.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랴.
내 입에서 나온 건 딱 한마디였다.
"빨리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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