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위험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그간 위험이 통제된 것으로 알려졌던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2호기의 연료봉이 완전히 노출돼 말 그대로 '노심 용해(melt down)'가 임박한 상태로 확인됐다.
일본의 한 원자력 전문가는 14일 <프레시안>과의 전화 통화에서 "그 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2호기의 냉각 기능이 정지해 오후 7시 45분쯤 연료봉이 완전히 노출됐다"며 "1, 3호기가 노심의 일부가 용융된 상태였다면, 2호기는 말 그대로 노심 용해 직전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현지 상황을 긴급히 전했다.
이 통화 후 일본 현지 언론들도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오후 8시 2분 "냉각 기능이 정지되고 나서 오후 5시 17분쯤 약 4m 길이의 연료봉이 노출되기 시작해 해수를 채우기 시작했다"며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오후 7시 45분쯤 연료봉이 완전히 노출됐다"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1, 3호기도 이런 심각한 상태가 없었다"며 "많은 양의 연료가 고온에서 용융되고 누설될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지지통신>도 같은 소식을 전하며 "연료봉이 녹아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용해 현상이 일어나면 원자로가 손상돼 방사능이 누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이런 사실을 <프레시안>에 제보한 전문가는 "이런 상황이라면 중단된 핵분열이 시작돼 원자로가 폭발하는 최악의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일본 정부가 핵폭발 전에 제대로 대처하기만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TEPCO)은 후쿠시마현에 비상사태를 통보했다.
이후 <교도통신>은 2호기가 2시간 30분 동안 완전 노출됐지만 냉각수를 다시 주입하기 시작해 약 2m 정도의 높이로 회복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잠시 후 후속 기사에서 2호기 연료봉이 밤 11시 무렵 다시 완전히 노출됐다는 도쿄전력의 발표를 전했다.
도쿄전력은 연료봉이 있는 원자로의 격납용기 증기통풍구가 어떤 이유로 막히면서 원자로 내 냉각수의 수위를 갑자기 낮췄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당국자들은 후쿠시마 제1원전의 3개 원자로 모두에서 연료봉이 녹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이날 "비록 우리가 이를 직접 체크할 수는 없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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