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원내대표 등 민주당 대표단이 765 킬로볼트 송전탑 공사 재개로 극심한 갈등이 발생한 경상남도 밀양시 부북면 평밭 마을을 방문했다. 21일 오후 6시께 현장을 찾은 대표단은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며 8년째 투쟁해온 주민들의 고충을 듣고 의견 수렴에 나섰다.
전병헌 대표는 마을 주민들의 호소를 듣고 나서 "흐느낌과 통곡의 말씀을 들으면서 너무나 절절한 말씀들이 가슴에 꽂히고 뇌리에 꽂혀서 무슨 말을 어떻게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전병헌 원내대표 등 민주당 대표단이 21일 오후 한전 송전탑 공사에 반대해 농성을 벌이고 있는 경남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 평밭 마을에 들어서고 있다. 나무와 나무를 연결한 로프는 주민들이 한국전력과 경찰의 진입을 막기 위해 설치한 것이다. ⓒ연합뉴스 |
전병헌 대표는 "약 7년 이상을 끌어가면서 아무 의논이 안 되고 있다가 갑작스럽게 시간이 없다는 식으로 강행 처리하는 것은 결코 해법도 아니고 지혜로운 방법도 아니"라며 "한국전력은 나랏돈으로 국민에게 전기를 공급하는 서비스 기업인데 그런 기업이 국민들을 고통스럽게 하고 탄압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장하나 의원은 "전문가 협의체가 꼭 만들어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전문가 협의체를 통해 주민들이 제시한 대안을 검토하라고 요구해왔다.
이날 대책위원회는 민주당 대표단에 △정부와 밀양 주민 중재 △지중화 △착공되지 않은 신고리 핵발전소 5·6호기의 증설 계획 중단 △경찰 병력 철수를 요구했다.
그간 한국전력은 신고리 핵발전소 3~6호기의 전기를 송전하기 위해 밀양에 송전탑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밀양 765킬로볼트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는 △신고리 핵발전소 3호기(2013년 말 완공), 4호기(2014년 말 완공)의 생산 전력을 신양산~동부산 송전선로, 신울산~신온산 송전선로와 신고리 발전소를 우선 연결하여 계통 편입 △지중화(송전 선로를 땅에 묻는 방식)를 대안으로 제시했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경 국가인권위원회 조사단이 격렬한 충돌이 발생한 4개 면(부북면, 상동면, 산외면, 단장면)의 공사 현장을 방문했다. 10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은 송전탑 반대 주민과 경찰, 한국전력 직원 간의 충돌 과정에서 예상되는 인권 침해를 막기 위해 실태 조사에 나섰다.
주민들은 용역, 경찰, 한국전력 직원으로부터 인격 모독적인 욕설을 들은 적이 있다고 조사단에게 말했다. 부북면 위양리 위양 마을 정임출(72·여) 씨는 "오늘(21일) 아침 127번 공사 현장에 차를 몰고 들어가려는데 한 전경이 '씨XX아, 나와'라고 했다.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부북면 위양리 127번 공사 현장에서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눈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총괄과 박병수 조사관은 "경찰과 주민이 충돌하면 부상자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고자 주의를 시키는 차원에서 방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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