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일본국민 "원전 없는 전력난, 차라리 견디겠다" 74%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일본국민 "원전 없는 전력난, 차라리 견디겠다" 74%

[진단] '원전가동 제로' 일본 국민 "원전 옹호하는 정부, 못 믿어"

일본에서 모든 원전이 가동을 멈추는 초유의 사태에 돌입하자 일본 정부를 비롯해 원전산업을 옹호하는 진영에서 정기점검을 거쳐 안전한 것으로 확인된 원자로들을 재가동해야 한다는 여론 조성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 결과 '원전 무가동 시대'를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국민이 원전에 대한 반대여론은 물론, 정부와 원전산업계에 대한 불신이 충격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한 갑자기 일본 전력생산의 30%를 넘게 차지하는 원전 가동을 모두 중지하면 올 여름 극심한 전력난에 봉착할 것이라는 위협에 대해서도 "차라리 견디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에는 모두 54기의 상업용 원자로가 있는데,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원자로 4기가 1년 전 대지진과 쓰나미로 완전히 망가졌고, 이후 가동중이던 원자로들도 모두 정기점검 등을 이유로 차례로 정지돼 왔다. 지난 5일 마지막 남은 홋가이도의 도마리 원전 3호기마저 가동을 중단하면서 일본은 현재 가동중인 원자로가 하나도 없는 초유의 상황에 돌입했다.
▲ 일본에서 마지막으로 원전 가동이 중단된 다음날인 6일 도쿄 도심에서 수천 명의 시민들이 모여 원전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
"원전 재가동 판단 기준 자체를 불신"

주목할 만한 것은 일본 <마이니치> 신문이 마지막 원자로가 멈춘 날부터 이틀 동안 전국의 1035명을 상대로 전화를 이용한 무작위 여론조사를 해 8일 발표한 결과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원전이 모두 멈춘 뒤 올 여름 전력이 부족해 전력사용이 제한된다면 참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10명 중 7명이 넘는 74%가 "참을 수 있다"고 답했다.

일본 정부는 원전을 재가동하겠다는 입장도 여론과 동떨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 검사를 끝낸 원전의 재가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63%가 "반대"라고 답해 "찬성(31%)"보다 배 이상 많았다.

더 충격적인 것은 정부에 대한 총체적 불신이 대단하다는 점이다. "원전 재가동 여부를 결정하는 정부의 판단 기준을 믿느냐"는 질문에 77%가 "믿지 않는다"고 답했다. 정부의 판단 기준을 믿는다는 응답자는 16%에 불과했다.

이런 조사 결과가 나오자 <마이니치> 신문은 "정부는 원전 재가동을 서두르지만 민심은 '탈(脫)원전'으로 강하게 기울었다"고 평가했다.

일본 정부나 원전운영사들이 올 여름 심각한 전력난이 예상된다고 한 경고에 대한 불신감도 강하다. 일본 정부는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면 3% 정도의 여력이 필요하다"면서 올 여름 전력공급 여력은 불과 0.1%라는 극도로 위험한 상황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도쿄(東京)전력 등 9개 전력회사는 아예 전력공급이 0.4% 부족할 것이라는 예상치를 내놓았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와 시민단체 등은 이런 예측 자체를 "과장됐다"고 반박하고 있다. 심지어 일본 정부와 전력회사들이 원전 재가동을 위해 사실을 왜곡하거나 부풀린 흔적이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역별로 전력이 부족한 곳도 있지만, 남는 곳도 있기 때문에 이를 돌려쓰면 될 뿐 아니라, 에너지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면 전체적으로 수급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원전 집착할 이유 무색케 하는 '셰일가스'

일각에서는 원전이 발전단가가 싸다는 장점을 내세워 '필요악'이라는 논리를 펴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도 옛말이 되고 있다. 천연가스 중에 셰일가스라고 있는데요. 셰일은 진흙이 싸여서 형성된 암석으로, 셰일가스는 이 셰일층에 있는 천연가스를 말한다. 지금까지는 셰일가스는 존재하지 않는 에너지원과 마찬가지였다. 암석 틈새에 퍼져있어서 예전에는 채굴이 가능할 정도로 채산성이 있는 기술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셰일가스를 한 곳으로 빨아들이는 기술이 개발돼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셰일가스의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전세계가 59년 사용할 만큼 매장량이 풍부하다. 이것도 러시아 및 중동을 제외한 31개국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세계 잠재 매장량은 앞으로 200년간 사용이 가능한 635조㎥로 추정된다.

이미 일본의 '발전단가 검증위원회'는 "원전이 발전단가 측면에서 화석연료보다 싸지만 원전이 수명을 다한 후 폐기하는 비용까지 고려하면 오히려 비싸다"는 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물론 여기에는 사용후 핵연료나 핵폐기물 처리 비용은 포함되지도 않은 것이다.

이때문에 일본같은 원전대국도 '무원전'의 방향으로 가는 마당에 한국만 거꾸로 가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가 2010년 확정한 제5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현재 운영 중인 원전 21기와 건설 중인 7기 외에 12기를 추가로 건설해 원전 비중(발전량 가준)은 현재 32% 수준에서 2030년 59%로 높아지도록 돼있다.

새로 건설되는 12기 중 6기는 기존 원전용지(신고리 4기, 신울진 2기)에 2023년까지 건설한다는 계획인 반면, 나머지 6기는 경북 영덕과 삼척을 후보지로 결정했다가 현지 주민과 시민단체의 반대로 성사될지 미지수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