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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구글의 고객이 아니라 상품일 뿐"

<뉴스위크>"애플 등 실리콘밸리 대기업들, 악덕자본가 닮아가"

미국 월가의 세계적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이 회사는 고객을 '봉'으로 여길 뿐"이라며 고위임원이 '폭로성 공개사표'를 낸 사건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대기업들도 '자본주의적 악덕 기업일 뿐'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CNN머니>는 14일(현지시각) "구글의 고위 간부들이 기업 문화가 훼손됐다며 회사를 떠나고 있다"면서 소셜네트워크 구글플러스의 엔지니어팀장이었던 제임스 휘태커의 글을 소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지난 2009년 구글로 이직했다 지난달 다시 MS로 옮긴 이 유명 엔지니어는 지난 12일 사내 블로그에 게재한 글에서 "구글의 역사는 분명하게 두 시기로 나눌 수 있다"고 묘사했다. '구글 플러스 이전과 이후'라는 것이다.

휘태커는 "구글을 떠나기 전 마지막 3개월은 절망의 소용돌이였다"면서 "구글에 대한 열정은 이 회사가 혁신의 동기를 불어넣는 IT기업이어기 때문이었으나, 내가 떠날 때의 구글은 그저 일사분란한 광고기업이었다"고 적었다.

휘태커에 따르면, 구글은 한때 엔지니어들에게 창의성을 발휘할 시간과 자원을 제공하는 기업이었다. 그 덕분에 크롬과 G메일 같은 대히트작들이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페이스북과의 경쟁에서 뒤쳐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 구글 등 실리콘밸리 대기업들이 점점 '악덕 자본가'로 변하고 있다는 비판들이 제기되고 있다. ⓒAP=연합
"구글, 광고회사로 전락했다"

최고경영자가 래리 페이지로 바뀌면서 회사의 최우선 과제는 '소셜 네트워크 사업'이 되었다. 구글 플러스를 지원하는 것이 아닌 업무는 역량을 분산시키는 것으로 간주됐다.

휘태커는 "업무시간의 20%는 담당 업무 이외의 프로젝트에 투입하라는 구글의 유명한 정책은 돌연 '현실성 없는 규정'이 되었다"고 비난했다.

휘태커의 글이 구글의 경쟁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사내 블로그에 올려진 점으로 볼 때 순수성에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뉴스위크>까지 실리콘밸리의 간판기업들을 비판적으로 조명한 기사로 가세했다. <뉴스위크>는 '실리콘밸리의 무례한 지배자들'이라는 기사를 통해 구글·페이스북·애플 등 실리콘밸리의 대기업들이 이윤만을 좇는 '악덕자본가'로 변하고 있다는 신랄한 비판을 했다.

이 글에 따르면, 현재 실리콘밸리의 대기업들은 마치 미국식 자본주의의 성자처럼 자부하고 있지만, 사실은 과거 미국의 대호황기 때 악덕자본가들의 진정한 후계자다.

감동적인 어록들…말로 만?

이들 대기업들은 창업자들이 감동적인 비전을 제시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해말 타계한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공동묘지 속에 들어간 부자는 내 관심사가 아니며, 무엇인가 놀라운 것을 했다고 말하면서 밤에 잠자리에 드는 것이 나에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의 검색업체로 군림하는 구글은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지난 2004년 주식시장에 상장해 주주들을 모으면서 "구글은 기존 기업이 아니며,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에 전념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돈을 번다"면서 "이윤 극대화를 넘어서는 가치를 믿는 기업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멋진 말들이고, 정말 이런 기업들이 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믿고 싶어지는 '감동 어록'들이다. 특히 이들 창업자들의 발언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주범이자 '자본주의의 첨병으로 지탄받는 탐욕스러운 월가의 금융기업들과 대비되면서 더욱 감동을 주었다.

하지만 점점 실리콘 대기업들이 스스로 자부하는 것과는 달리, 과거 악덕자본가들의 행태를 보이고 있으며, 과거 철도, 철강, 금융, 석유업계 자본가들과 비슷한 길을 걷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다국적 노동착취, 담합 일삼는 애플

거대 IT기업들이 기존 기업들과 다를 바 없는 행태로 최근 비판의 표적이 되고 있는 업체가 바로 현재 시가총액 규모에서 세계 최대 기업인 애플이다. 애플은 5개의 대형 출판사와 함께 전자책 가격 인상을 답합한 혐의로 미 연방 법무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

애플이 전자책을 볼 수 있는 아이패드를 출시하면서 담합한 출판사들이 같은 책을 더 싼 가격으로 다른 소매상에 팔 수 없도록 해서, 세계 최대 인터넷 유통업체 아마존닷컴에 타격을 입히려 했다는 것이다. <뉴스위크>는 "이런 행위는 기존 대기업들의 독점자본주의적 행위와 다를 바 없다"고 꼬집었다.

애플의 노동 착취는 국제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애플이 생산비용을 줄여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아이폰 등 모바일 기기의 조립 공정을 비인간적인 노동 착취가 벌어지는 중국 등지에서 하는 것은 다른 다국적 제조업체들이 해온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중국의 팍스콘 공장에서는 최근 몇 년간 노동자들의 자살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한밤중에도 아이폰 제작주문이 들어오면 즉시 불려나가 초스피드로 일하는 열악한 환경에 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IT기업들이 개인정보를 지나치게 수집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구글이 3월부터 자신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이 서비스들을 이용하면서 제공하거나 흔적으로 남은 기록들을 모두 통합해서 운영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구글이 세계 어떤 정보기관보다 더 특정 개인들에 대해 속속들이 파악하는 세상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구글, 공짜 서비스 미끼로 노리는 것

그래서 요즘은 구글을 이용해서 검색한다는 '구글링'이라는 말이'스스로 신상을 털리는 짓을 한다'는 의미로 변질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실제로 아이디, 주민등록번호, 휴대폰번호 등 개인정보를 입력해 과거 행적을 찾는 행위가 늘고 있다.
 
이로 인해 현재 유럽에서는 개인이 원하면 인터넷 상의 관련 정보를 사업자가 반드시 삭제해야 하는 '잊혀질 권리'(Right to be forgotten)를 법제화하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최근 화제의 책이 되고 있는 <구글의 배신>에서 저자는 "구글 이용자는 서비스를 공짜로 이용하는 게 아니라, 구글이 다른 기업에게 파는 제품"이라면서 "그것이 당신이 정보를 공짜로 얻는 것처럼 여기게 하는 비결"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저자는 구글의 검색 결과가 객관적이라는 편견도 버려야 한다고 강조헸디. 구글은 검색 순위 등을 조작해, 사람들이 정작 중요하다고 판단했던 진실이 아니라, 구글이 보여주고 싶은 세상을 보여주고,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검색 결과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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