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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살·강제노역·강간으로 물든 다이아몬드가…"

국제 인권단체 탈퇴 "킴벌리 프로세스는 죽었다"

이른바 '피의 다이아몬드'의 생산과 거래를 막기 위한 국제감시체제가 위기를 맞고 있다. '피의 다이아몬드'는 주로 분쟁지역에서 생산되는 다이아몬드로 채굴 과정에서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판매 수익은 내전이나 테러 자금으로 쓰이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이때문에 지난 2003년 유엔(UN)은 다이아몬드 공정거래를 위해 다이아몬드 원산지를 추적할 수 있는 감시 체제를 구축했으며, 일명 '킴벌리 프로세스'라고 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75개 회원국과 인권단체들이 킴벌리 프로세스에 가입돼 있다. 2007년에는 시에라리온에서 생산되는 다이아몬드가 피로 얼룩졌다는 사실을 폭로한 동명의 영화도 만들어졌다.

"회원국들의 정치적 의지 실종"

5일 <알자지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국제적인 부패감시 비정부기구 '글로벌 위트니스'가 킴벌리 프로세스를 탈퇴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킴벌리 프로세스가 세계 다이아몬드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는 인권유린과 밀수출을 더 이상 막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탈퇴 이유다.

<알자리라>는 "글로벌 위트니스는 킴벌리 프로세스가 다이아몬드와 폭력, 폭정과의 연계를 감시하기를 포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면서 "이 단체가 탈퇴한 것은 킴벌리 프로세스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원래 킴벌리 프로세스는 구매한 다이아몬드가 폭력 사태의 자금줄이 되지 않고 있다고 보장하기 위해 회원국들에게 다이아몬드 원석의 원산지 확인을 통해 '블러드 다이아몬드'의 유통을 차단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위트니스는 성명에서 아이보리코스트, 베네수엘라, 짐바브웨 등지에서 킴벌리 프로세스가 작동하지 못한 사례들을 열거하면서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구입하는 다이아몬드가 어떤 과정을 거친 것인지 알 권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위트니스는 1998년 '블러드 다이아몬드'를 국제적인 이슈로 부각시키면서 킴벌리 프로세스의 탄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 단체다. 이때문에 이 단체의 선임 활동가 애니 던백은 "탈퇴 결정은 쉽지 않았으며, 회원국들의 정치적 의지가 상실됐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내려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살과 강제노역, 강간으로 물든 다이아몬드에 'OK'라니...

글로벌 위트니스가 탈퇴를 결심한 계기가 된 사례는 지난달 짐바브웨 마랑게 광산에서 채굴을 한 업체의 다이아몬드 수입을 허용하는 결정이다. 마랑게 광산은 2008년부터 짐바브웨 독재정권이 소유하고 있으며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과 결탁된 몇 곳만이 금광 영업권을 갖고 있다. 또 채굴 과정에서 짐바브웨군이 200여 명의 광부들을 살해하고, 여성들을 강간하고, 어린이들을 강제노역에 동원해 세계적으로 가장 논란이 된 곳이다.

이런 광산에서 나온 다이아몬드에 대해 수입 허용 결정에 대해 글로벌 위트니스는 "충격적"이라고 맹비난했다. 이밖에도 글로벌 위트니스는 킴벌리 프로세스가 다이아몬드를 팔아 분쟁지역에 무기를 공급한 코트디부아르, 그리고 수년 동안 노골적으로 노동 규약을 위반한 베네수엘라 사례에 침묵했다고 지적했다.

던백은 "다이아몬드 산업에 대한 논란에 다시 관심을 불러일으켜서 국제적인 기준이 도입되고, 정부들이 이런 기준을 지키도록 의무화하는 제도가 확립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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