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은 전기료 고지서까지 보이며 공손히 말했다.
"전기료도 못 냈어요. 사정이 어렵습니다."
"좋아요. 두 달 연기해드리겠습니다."
그러나 복도로 나오자 사장의 태도가 돌변했다.
"어디 내가 퇴직금 주나 봐라."
그래서 태국인 부부는 불안해했다.
"받을 수 있을까요?"
"받지!"
"그럼 내일 가도 될까요?"
"가! 걱정 말고."
그들을 안심시켰다. 왜냐하면 건물, 토지, 기계가 전부 회사 소유인데다 근저당이나 압류된 기록이 전혀 없으니까.
남편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긴 사장님이 짜신 분이라 그렇지, 튼튼한 회사에요."
부부가 귀국을 서두르는 데는 이유가 있다.
한국으로 떠나오던 날
옹알이 하던 갓난아기를 떼어놓으며
'얘가 학교 들어갈 때까지만!' 했는데
그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간다니
얼마나 마음이 급하겠나.
책가방도 사야하고 필통도 사야하고
7년만의 귀향이다.
ⓒ한윤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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