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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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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룽지

[한윤수의 '오랑캐꽃']<648>

아침에 출근하자
베트남 통역이 베트남어와 한국어를 번갈아 숨 가쁘게 지껄이고 있다.

베트남어로 숨도 안 쉬고 떠들 때는
쟤가 저러다 죽지! 싶다가도
한국말로 바뀔 때는 쉼표가 찍히면서
살아나는 조짐을 보인다.

회사에서 삼자 통역해달라는 전화가 많이 온다.

오늘은 용접회사에서 왔는데
작업 거부도 불사하겠다는 베트남 남자들의 불만은 두 가지다.

1. 밥하고 반찬을 적게 준다.
2. 기숙사가 너무 비좁다.

"중국(조선족) 애들은 세 명밖에 안 되는데도 큰 방 두 개를 주고, 우리는 다섯 명이나 되는데 큰 방 하나, 작은 방 하나밖에 안 준다는 게 말이나 돼? 누룽지 남은 것도 그놈들만 주고 말이지!"

담당 과장이 극구 해명했다.

"누룽지는 주방 아줌마가 실수한 거고, 식사는 당장 오늘 점심부터 공평하고 충분하게 줄게요. 하지만 기숙사는 오늘 내일로는 안 되고 시간이 좀 걸려요. 사장님한테 건의해볼 테니까."

베트남 애들이 가라앉았다.
소통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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