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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쌀 지원, 겨우 5000톤? 심보 참 크다!"

'긴급구호일뿐' 선 긋는 南, '과거 수준' 기대하는 北

북한이 남한 정부가 지원하기로 한 쌀의 규모가 너무 적다며 불평을 늘어놨다.

북한의 해외홍보용 주간지 <통일신보>는 19일 "남조선에서 큰물(홍수) 피해를 입은 북의 동포들에게 수해물자를 지원하고 쌀을 보내준다고 법석 떠들었는데 정작 지원함의 뚜껑을 열어보니 쌀 5000톤이었다"며 "그 심보, 속통의 크기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며 비아냥거렸다.

이날 <통일신보>에 실린 '대북지원의 손'이라는 단평에서 북한은 "올해 북의 신의주, 개성을 비롯해 전반적 지역에서 큰물이 나 막대한 인적, 물적 피해가 생겼으며 수 많은 논밭이 물에 잠겨 식량사정이 어렵게 된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라며 남측의 쌀 지원 계획을 폄하했다.

신보는 "쌀 5000톤은 공화국 주민 하루분의 분량도 안되는 것"이라며 분량에 대해 불평하는 한편 "그나마 빌려준 쌀을 후에 돈으로 받는다는 차관형식이고 그것마저도 남북관계의 파국적 위기를 북이 초래한 듯이 사실을 거꾸로 묘사하며 갖은 부대조건을 달았다"고도 비난했다.

그러면서 "큰물 피해를 입은 동족에게 쌀을 조금 주는 것도 그렇게 아까워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통일기금은 어떻게 조성한다는 것인가"라며 "남과 북은 한 혈육이고 지금은 통일로 가는 과정이다. 남북관계를 진정으로 개선하려면 마음 속의 닫힌 문부터 하루빨리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南 "대규모 지원은 어렵다"

북한의 이 같은 불평에 대해 통일부는 "쌀 5000톤은 수해에 대한 긴급구호를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무상으로 지원하는 것이지 차관형식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과거 정부때 대규모 식량지원의 경우 차관형식으로 이뤄졌지만 이번에는 '대규모'도, '차관형식'도 아니다.

북한이 사실을 왜곡하면서까지 불만을 표시한 것은 이번 쌀 지원 규모가 과거의 통상적 수준(40만톤)에 턱없이 못 미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원 규모는 지난 2006년 정부가 같은 목적(수해 지원)으로 10만톤을 북한에 제공한 것과도 크게 차이가 난다.

악화일로였던 남북관계에 최근 이산가족 상봉 실무회담 등 유화적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정부 들어 첫 정부 차원의 쌀 지원이라 기대가 컸을 수도 있다. 앞서 13일 대한적십자사(한적)는 북한 신의주에 40kg짜리 시멘트 25만 포대, 컵라면 300만개와 함께 5kg짜리 쌀 100만 포대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주체는 한적이지만 물품 구입은 통일부가 관리하는 남북협력기금으로 충당하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지원이다.

그렇지만 통일부는 이번 쌀 지원의 의미를 긴급구호를 위한 인도적 차원으로 한정시키고 있어 대규모 쌀 지원은 어려워 보인다. 대북 식량 지원의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야당의 지적에 대해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지난 16일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대규모 식량 지원은 인도주의 차원과 별개"라며 "천안함 사태, 남북관계 모든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현 장관은 지원된 쌀 분배의 투명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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