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외국인에게 친절해야 하나?
친절은 바로 돌아오기 때문에?
물론 그런 점도 있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똑같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노이에서 남서쪽으로 이백리쯤 떨어진 곳에 *호아빈이라는 소도시가 있고 근처에 유명한 수력발전소가 있다. 15년 전만 해도 하노이 시는 하루에 3번 정전(停電)되었는데 이 발전소가 세워짐으로써 전력 문제가 해결되었다.
그 수력발전소를 구경하다가 한 베트남 청년을 만났다. 그는 내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고는 무척 반가워했다.
"한국 좋아요. 나 한국에서 6년 일했어요."
"오, 그래요?"
다행히도 그는 한국에 대해서 친밀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같이 생활한 한국 사람들이 친절하게 대해주었단다.
"어디서 일했는데?"
"오산이요."
"아! 오산."
"눈 많이 와요. 추워요."
하기야 추웠을 거다. 내가 베트남 덥다고 하는 거나 마찬가지 아닌가!
그가 물었다.
"사장님, 한국 어디서 왔어요?"
"발안이요. 발안 알아요?"
"예. 발안에 친구 많아요."
그는 나를 붙잡고 계속 얘기를 나누고 싶어 했다.
하지만 하노이로 가야 하기에 억지로 떼어놓고 돌아섰다.
발전소 정문을 향해 걷다 돌아보니,
호아빈 청년은 계속 손을 흔들고 있었다.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친절은 오산 사람들이 베풀었는데,
인사는 내가 받았다.
*호아빈 : 문자 그대로 호아빈, 즉 화평(和平)이란 뜻이다. 흐몽족, 타이족 등 산악부족이 많이 산다. 수력발전소의 거대한 댐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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