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당진에서 캄보디아인이 와서 호소하기를,
"퇴직금 받게 해주세요."
얘기인 즉슨 이사님이 1년 만기 사흘 전에 그만두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 이사, 참 묘하다.
그렇게 해서 퇴직금 안 주면 살림살이 쫌 나아지나?
나는 무조건 나가지 말고 회사에서 버티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그는 고개를 저었다.
"버티면 뭐해요? 일 못하게 할 텐데."
그는 이사님을 굉장히 무서워하고 있었다.
나는 단호히 말했다.
"일해!"
그가 반문했다.
. "이사님이 못하게 하는데두요?"
"노동자는 일할 권리 있어! 1년 계약 했으니 1년 일할 권리!"
"그래도 못하게 하면요?"
"그럼 일 안 해도 돼. 기숙사에 그냥 있어."
"일 안 했는데 퇴직금 받을 수 있어요?"
"받을 수 있지."
"어떡해서요?"
"노동자가 일하겠다고 하는데 이사님이 못하게 하면 이사님 잘못이야."
"그럼 퇴직금 받아요?"
"받지! 누가 잘못했느냐에 따라서 받고 못 받고 해. 노동자가 잘못하면 퇴직금 못 받고, 이사님이 잘못하면 퇴직금 받아."
"노동자가 어떻게 하면 잘못이에요?"
"일 못하게 한다고 그냥 입 닫고 가만히 있으면 노동자 잘못이야."
"그럼 입을 열어요?"
"그렇지! 입을 여는 게 중요해. 입을 열어서 큰 소리로 말해. 나 일하겠다고!"
"그래도 일 못하게 하면요?"
"그냥 기숙사에 누워 있어."
"그래도 받아요?"
"받지!"
하지만 그는 여전히 반신반의하는 표정이다.
하기야 말로는 설명이 안 된다.
그러나 부딪쳐보면 안다.
입을 여는 자에겐,
주게 되어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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