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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표

[한윤수의 '오랑캐꽃']<642>

첫 달 월급을 안 주는 이유를 사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너희 부부가 쓸 방 보증금으로 줬거든."

기숙사가 없는 회사라 근처 민가의 셋방을 얻어주었는데
회사가 부담할 보증금을
노동자의 월급에서 제한 거다.

그러고도 월급을 주다 안 주다 해서
결국 방세도 못 내게 되자
필리핀 부부가 회사를 떠났다.
더 오래 끌다간 크게 당할 것 같았으니까.

퇴사 후 밀린 임금을 달라고 하자 사장이 말했다.
"아이구, 깜짝이야. 너희들 무슨 소리를 하는 거니? 돈 다 줬잖아!"

노동부에 진정했다.
밀린 임금 400만 원을 받아달라고.

그러나 사장은 같은 말을 반복했다.
"이상하네! 돈 다 줬어요. 걔들은 10월 초에 나갔거든요."
사실은 12월 초까지 근무했지만
불법체류자라 아무 자료가 없다는 점을 이용한 거다.

감독관도 황당해서 전화를 해왔다.
"사업주 말을 다 믿는 건 아니지만, 12월 초까지 근무했다는 입증은 그쪽에서 해주셔야겠는데요."

그러나 사장은 몰랐을 거다.
얘들이 사진을 찍어놓았을 줄은!

이것이 12월 초의 출근표다.

ⓒ한윤수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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