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해결사Ⅲ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해결사Ⅲ

[한윤수의 '오랑캐꽃']<186>

태국인 불법체류자에게 일을 시키고 퇴직금을 주지 않으려고 *해결사를 고용하여 협박한 회사 이야기를 두 번에 걸쳐 쓴 적이 있다.

차이안과 프라싯은 퇴직금 각각 620만원, 680만원을 못 받고 출국했지만 크게 걱정하는 빛은 아니었다. 우리 센터를 신뢰하니까.

나는 그 회사를 상대로 민 형사 소송을 진행시켰다.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렸고 장애물이 계속 나타났다.

차이안에게서 가끔 국제전화가 걸려왔다.

"목사님, 돈 안 줘요?"

"기다려! 시간 많이 걸려."

검찰에서 한 번 전화가 왔다.

"형사 조정할 생각 없습니까?"

나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없습니다."

"왜요?"

"그 회사 무뎁봅니다."

그 무렵 사장님이 나를 찾아올 것으로 기대했다. 십중팔구 사장님들은 형사처벌 받기 직전에 찾아오니까. 호적에 빨간 줄 가는 것을 누가 좋아하랴! 그러나 그 사장님은 이상하게도 나타나지 않았다.

회사 재산이 압류되었을 때 법률구조공단에서 한 번 전화가 왔다.

"사업주가 찾아 와서 억울하다고 하네요. 여기까지 찾아오는 회사는 처음인데요."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갈 것 같다. 법적인 판단은 판사가 하는 건데, 애꿎게 법률구조공단을 찾아가서 뭘 하겠다는 것인가?

해결사를 고용하여 노동자를 협박한 이야기를 들려주자 공단 직원은 "아! 그랬군요"하고 비로소 이해하며 계속 법적 절차를 밟겠다는 뜻을 밝혔다.

드디어 사장님한테서 전화가 왔다.

"퇴직금은 결국 줘야 한다는 걸 알았지만요. 조금만 깎아주시면 안될까요?"

"지금 당장 주실 겁니까?"

"예."

"그럼 10프로 깎아주죠."

"고맙습니다."

"두 사람 외화송금계좌로 각각 입금시키시고, 은행 송금영수증 가지고 방문해주세요."

"네. 알았습니다."

한 시간 쯤 후 사장님이 송금영수증을 들고 왔다.

고소취하서를 떼어주며 물었다.

"왜 형사처벌 받기 전에 찾아오시지, 이제야 오셨어요?"

"벌금만 내면 그걸로 끝나는 줄 알았거든요."

종업원이 70명이나 되는 사장님이 이렇게 모를 수가 있나? 주위에 참모는 없고 해결사만 있나?

"벌금은 벌금대로 물고, 퇴직금은 퇴직금대로 줘야 하는 겁니다."

사실은 법률구조공단에서 쓴 소송비용까지 물어줘야겠지만 그 이야긴 꺼내지 않았다. 차이안에게 송금된 돈은 550만원. 프라싯에게 송금된 돈은 600만원이었다. 몇 만원씩 우수리는 떼었지만 모른 척했다.

▲ ⓒ한윤수

* 해결사를 고용하여 협박한 회사 이야기 : 오랑캐꽃 94번 해결사Ⅰ(2009. 6. 29) , 오랑캐꽃 95번 해결사Ⅱ(2009. 6. 30) 참조

* 차이안 : 송금한지 이틀 만에 수화기를 통해 차이안의 흥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사님 고마워요!" 너무나 반가워 "마이뻰라이!(천만에!)" 내가 태국 전화번호를 몰라 연락도 못했는데 귀신같이 알고 전화한 것이다. 아마도 텔레파시가 통했나 보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