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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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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

[한윤수의 '오랑캐꽃']<64>

퇴사한 외국인에게는 2개월의 구직기간을 준다. 그런데 한 푼이라도 아쉬운 노동자들이 요 짧은 기간을 이용하여 아르바이트를 하는 수가 있다. 물론 아르바이트는 불법이지만 어쩌겠는가? 취직은 안되고 돈은 벌어야 하고.

회사쪽 사정도 마찬가지다. 일시적으로 노동력이 부족하긴 하나 정규직을 고용하면 나중에 해고할 때 부담이 되니까 편법으로 아르바이트를 쓴다.

베트남 노동자 둑딩은 아르바이트로 22일간 일했다. 야간작업이 많아서 100만원 정도를 받아야 마땅했다. 하지만 회사는 임금 지급을 계속 미루었다. 둑딩은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센터로 찾아왔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내가 회사와 접촉을 막 시작하려고 하자 회사쪽에서 둑딩의 통장으로 86만원을 입금시켰다. 14만원이 모자란 셈인데 이걸 가지고 회사와 다투기도 민망스러웠다. *식사시간을 어떻게 보느냐, *시간외 수당을 어떻게 계산하느냐에 따라서 그 정도의 액수는 차이가 날 수 있으니까.

물론 더 받으면 좋다. 하지만 이런 불황기에 86만원을 받은 것도 다행이었다. 그렇지만 둑딩 자신이 납득을 해야지!

사실 문제는 둑딩 자신이 자신을 어떻게 납득시키느냐에 달려 있었다. 둑딩은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86만원만 받고 마는 게 마음이 편한가? 회사와 싸워서 100만원을 받는 게 마음이 편한가? 둑딩 생각에 꼭 100만원을 다 받아야 속이 시원한 것도 아니었다. 86만원만 받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그러나 싸우지 않고 포기한다는 데 자존심이 상했다.

그는 나와 상담했다. 꼭 돈을 더 받아달라는 게 아니라, 어찌할지 모르니 대신 결정을 내려줬으면 좋겠다는 그의 복잡한 심사를 나는 알아차렸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실마리를 풀어갔다.

"회사도 잘못, 둑딩도 잘못, 아르바이트 불법이야. 알아요?"
"예."
"둑딩도 잘한 거 없어요. 그렇지?"
둑딩은 나를 한번 쳐다보고는 다시 고개를 떨구었다.
"예."
"86만원만 받아. 알았어요?"
둑딩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
하지만 둑딩의 얼굴은 환해졌다. 두 갈래 고민에서 해방되었으니까.
하여간 상담자는 별 일을 다 한다.

*식사시간을 어떻게 보느냐 : 식사시간이 보통 한 시간으로 잡혀 있지만, 일이 밀린 회사에서는 밥 먹는 시간을 30분만 주고 나머지 30분은 일을 시키는 경우도 있다. 여기서 계산 차이가 날 수 있다.

*시간외 수당 계산을 어떻게 하느냐 : 주야간 2교대인 경우, 야간근무를 하더라도 시간외 수당을 주지 않는다. 여기서 계산 착오가 날 수 있다. 다만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는 심야수당이라고 해서 50%를 더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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