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대선에서) 야당이 당연히 이길 거라고 본다."
"벌써?"
"19대 대선에서 지금 '민주당' 이름으로 갈지에 대한 확신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다만, 야당 전체의 전반적인 재편이 필요하다는 데는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것 같다. '60년 정통 야당 역사만 빼고 모든 걸 바꾸겠다'는 말이 그 얘기이다. '자기 역할을 다한 정당', '시효가 다 된 정당'이라고 표현하는데…"
"다 바꾸지 말고, 그냥 해산하면 안 되나?"
지난 17일 밤 10시, 대한민국 정치를 걱정하는 남자들이 모였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은 여전히 까칠했고,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당을 방어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여기에 서양호 실장과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까지.
지난해 12월 28일 '망년회' 편을 끝으로 시즌1을 마감한 프레시안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는 이날 시즌2의 깃발을 내걸었다. '5년 후 정권 교체를 위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19대 대통령 만들기'라는 웅대한 프로젝트를 세운 것. 이철희 소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쑤시개> 시즌2, 19대 대선을 향해 달려갑니다."
박근혜, '윤창중' 기용의 숨은 뜻은?
'해'가 바뀌었다. 2012년에서 2013년으로 달력만 바뀐 게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으로 나라의 수장 또한 바뀌었다. 그러나 '이명박근혜'를 관통하는 이미지는 여전히 '불통'이다. 박 당선인은 안팎으로 대선 공약 수정 요구에 시달리고 있으며, 윤창중 대변인과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등 '박근혜 인사'에 대한 부적격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쑤시개> 출연진들도 '박근혜 인사'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철희 소장은 윤창중, 이동흡 두 사람에 대해 "보면 볼수록 새로운 맛이 난다"고 평했다. 김윤철 교수는 "도저히 합리적인 사고로는 이해될 수 없는 인사"라며 "그래서 그 부분이 당선인의 심리적 분석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박근혜 리더십은 박정희 전 대통령부터 길러진 것"이라며 "사람을 쓸 때 어떤 파장을 일으키고 하는 것에 대해 관심이 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또 "(박근혜 당선인은) 자기가 모든 것을 결정하고 끌어가야 하는 리더십"으로 인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일하는데 있어서 잘 맞을 것 같으면 하는 인사"라는 의견이다.
▲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지난 6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임명장을 받았다. 윤창중 대변인, 지금 이대로 청와대까지 갈 수 있을까? ⓒ뉴시스 |
그러나 이 소장은 '박근혜 인사에 메시지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윤창중' 인사가 여권 내부에 상당한 메시지를 던졌다"는 것이다. 이동흡 헌재 후보자는 후보자대로, 인수위 박효종 정무분과 간사는 간사대로, 심지어 최대석 이화여대 교수를 경질한 데에도 박근혜 당선인만의 메시지가 있다는 뜻이다.
이들은 각자의 관점으로 '박근혜 인사'를 해석했지만, 민주당의 '입' 박 대변인에게 "인사 문제 자체를 과도한 의제 부분으로 부각시키지 말 것"을 주문했다.
박용진 : 민주당의 내밀한 작전을 하나 노출하면, 윤창중 대변인 비판 요즘 거의 안 합니다. 자세히 보세요, 안 합니다. 이철희 : 지금 그걸 내밀한 전략을 노출했다고 표현하는 거야? 박용진 : 그럼요. 안 하기로 했어요. 윤창중 대변인이 그냥 청와대로 가서 잘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철희 : '윤창중' 인사가 여권 내부에 상당한 메시지를 던졌을 것이라고 본다. 성향이 '강경 보수다, 애국 보수다'라는 것을 떠나서 사실은 흠이 많은 사람이다. 그런데 흠이 많은 사람도 죽기 살기로 열심히 일할 수밖에 없게 만든 것 아닌가. 윤창중은 다른 게 없는 사람이다. 오로지 당선인의 신임 하나만 보고 살아야 하는 처지에 빠진 것이다. 미국에서 레이건이 대통령이 됐을 때(1980년)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캘리포니아 사단 사람이 아니라, 당내 경선에서 경쟁자였던 부시 캠페인 매니저인 제임스 베이커(James Addison Baker III )를 임명했다. 측근들 사이에서 난리가 났다. 측근들이 'People are policy(사람이 곧 정책이다)'를 내걸었는데, 그것을 레이건이 한방에 딱 정리해 버린 것이다. 그 메시지가 분명히 전달됐다. 베이커 비서실장과 정책통 에드윈 미즈 백악과 고문, 그리고 홍보전문가 마이클 디버 부실장이 트로이카 체제를 구축해서 레이건 1기 비서실이 굉장히 잘 운영됐다. 그렇게 보면 지금 친박이 납작 엎드려 있는 상황에서, 인수위 있는 1000명에 가까운 기자들이 최대석 교수가 왜 경질됐는지도 못 밝혀내고 있다. 아무도 모른다. 분위기를 이렇게 만들어 가는 첫 포석이 '윤창중'이었다고 본다. 박용진 : 우리가 지금 그렇게 무서운 사람하고 상대하고 있는 거예요, 지금? |
'회초리 투어'? 민주당에는 '최병렬'이 없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 쓴소리를 듣겠다며 '회초리 투어'에 나섰지만, 텃밭인 호남에서 외면당했다. 당내에서조차 '쇼'라는 비판이 나왔다.
김윤철 교수는 박용진 대변인에게 "궁금해서 물어본다"며 "진짜 회초리를 갖고 다닙니까"라고 물었다. '회초리 투어'가 쇼가 아니라면, 맞겠다고 나선 사람들의 진정성이 드러나야 한다는 비판이다. 민주당 입당 1년만에 당 대표만 일곱 번째라는 박용진 대변인은 "문희상 비대위원장에게 진심이 있다"고 말했다. 이철희 소장은 곧바로 "진심 비대위네, 진심 비대위. 진심 캠프가 또 나왔네"라는 비난했다.
김윤철 : 얼마나 절박하기에 저럴까, 진심이 (있다고 본다). 그런데 사랑한다는 사실은 중요한 게 아니다. 사랑하는 방법이 중요하지. 국민들이 그걸 원하느냐는 것이다. 광주·호남 가서 회초리 때려달라고 했는데 회초리 때리러 안 왔다. 회초리 때리는 것도 예쁜 놈이나 때려주는 거지. 박용진 : 그런 지금 우리가 뭘 해야 돼요, 우리가? 이철희 : 이게 진심이 되려면 원로분이 무릎 꿇게 하는 게 반성이라고 보지 않는다. 그분들을 집에 가시게 하는 게 반성이다, 본인도 가고. 하려면 제대로 해야지, 뭐하는 건가. 나이 드신 분을 엄동설한에 왜 무릎 꿇게 하나. 그게 무슨 진정성이 와 닿겠는가. 박용진 : 집에 가라고 표현했는데, 그럼 누가? 지금까지 세대교체는 스스로 물러난 세대교체가 없다. 세대교체를 말하는 것 같은데, 스스로 물러나는 세대교체를 하는 경우는 드물다. 조선시대 왕도 특히 태종과 영조가 '왕위를 선위(禪位)하겠다'고 해서 '그렇게 하십시오'라고 하면 바로 이거였다(경질됐다). 스스로 하는 게 아니라 그 밑 세대가 준비해서 올라오는 것이다. 그것과 관련해서 민주당 내에 세대교체, 새로운 정치를 해야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정확하게 말하는 게 맞다. 이철희 : 지금 얘기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밑에서 치고 올라가야 뭐가 바뀌는 게 맞다. 장강(長江)의 뒷물이 앞물을 밀어내야 변화가 오는 것이다. 아주 그런 예가 없는 것은 아니다. 새누리당은 그런 게 있다. 최병렬 씨(현 새누리당 상임고문) 같은 분은 깨지고 나서 제 발로 갔다. 깨끗하게 안 나타난다. 박용진 : 박근혜 대표를 세운 게 '최병렬 시스템'이죠. 이철희 : 그렇게 가야 한다. * 최병렬 새누리당 상임고문은 조선일보 편집국장 출신으로 1985년 12대 민주정의당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노태우 정부에서 문화공보부와 공보처·노동부 장관 등을 지냈고 1994년 서울시장을 역임했다. 이후 15대와 16대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거쳐 한나라당 부총재에 올라 2002년 노무현-이회창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지금은 친박 원로 7인회 멤버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안팎에서 보좌하고 있다. |
▲ <이철희의 이쑤시개> 시즌2 출연진, 왼쪽부터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서양호 실장-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프레시안(이명선) |
* 보다 자세한 내용은 프레시안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 시즌2 "윤창중, 꼭 청와대 갔으면 좋겠다"를 통해 들을 수 있다.
<이철희의 이쑤시개> 바로가기 클릭! http://pressian.iblug.com/index.j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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