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로는 지난 22일과 24일 양일간에 걸쳐 '두 개의 한국'이라는 장문의 기고문을 쿠바 언론들에 상하로 나누어 연재하면서 남북한은 통일의 초석을 하나씩 쌓아가고 있어 머지않은 장래에 통일이 될 것이 확실하다는 전망도 함께 내놓았다.
카스트로의 이같은 전망이 쿠바가 중국식 개방형 경제모델을 본받으려는 의지를 표명한 후 나왔다는 점에서 자원외교를 천명한 한국 정부는 그의 기고문을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쿠바는 설탕 외에도 석유는 물론 세계 최대의 니켈광산을 소유한 나라이기 때문이다.
카스트로는 '두 개의 한국'이라는 기고문에서 다소 장황하게 일본제국이 중국과 소련을 상대로 벌인 전쟁의 역사를 설명하고 일본의 혹독했던 한반도 식민지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6.25전쟁의 역사를 설명하면서 한국은 같은 동양이면서도 일본이나 중국과는 다르게 독특한 문화와 역사를 가진 민족이라고 평가하고 , 식민통치 시절 독립을 위한 투쟁과정에서 이승만과 김일성이라는 각기 다른 지도자를 선택해 두 개의 한국으로 나뉘어졌다고 주장했다.
미-소 양 강대국과 중국 등 국가들의 파워게임 경연장으로 돌변한 한반도는 동족상잔의 전쟁으로 인해 수백만 명의 인명 손실을 입었고 남북한은 폐허로 돌변했다고 지적한 카스트로는 하지만 오늘날 한국은 각종 자원보유 현황과 인구 등에서 비교할 수 없을 대상인 멕시코와 브라질 규모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반해 북한은 전후 급성장을 거듭했지만 최대 시장이었던 구소련의 몰락과 미국의 경제봉쇄정책으로 퇴보를 거듭해 오랜 기간 동안 경제난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스트로는 최근 북한이 영변의 냉각탑을 폭파한 사건을 가리켜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중단하겠다는 선언이라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 후 그렇지만 이 조치가 미국 부시 행정부의 협박에 의한 게 아니라 오랜 이웃이자 혈맹인 중국 정부의 입장을 고려한 파격적인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쿠바와 같은 제3세계 국가들이 한국과 중국이 경제협력과 친선을 강화하고 있는 것에 특별히 주목하고 있다고 말해 한국과 중국의 경제 발전 모델에 큰 관심이 있음을 드러냈다.
카스트로의 기고는 "남북한은 통일의 초석을 하나씩 쌓아가고 있어 머지않은 장래에 통일이 될 것이 확실하다"는 전망과 함께 "우리는 북한과는 지속적이고도 반석 같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남한과의 관계도 진보적이고 건설적으로 발전해 나아가고 있다"라고 평가하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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