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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남미산 쇠고기를 수입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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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남미산 쇠고기를 수입한 까닭은?

김영길의 '남미리포트' <314> 광우병 위험 알려진 때부터 시작

미국산 쇠고기 개방으로 인해 한국에선 지금 광우병에 대한 공포가 급속도로 확산 되고 있는 가운데 쇠고기가 주식인 남미에 살고 있는 한인 교민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래도 남미산 쇠고기는 괜찮겠지' 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노파심 때문에 찜찜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상당수의 교민들은 필자에게 "아르헨티나 쇠고기는 마음 놓고 먹어도 안전 한 것이냐"고 심각하게 묻기도 했다. 필자는 남미산 쇠고기의 수출정책과 광우병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아르헨티나 보건 및 검역당국(SENASA)의 자료들을 살펴보았다.
▲ 미국 내 광우병 위험을 알리는 시위 모습 ⓒOCA 홈페이지

SENASA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뉴질랜드, 호주, 싱가포르 등 5개국은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광우병 위험이 가장 낮은(riesgo bajo) 국가로 분류돼 사실상 광우병 위험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국가들은 공통적으로 소에게 인공사료를 먹이지 않고 방목을 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과 캐나다, 칠레, 스위스, 등 국가들은 위험은 있지만 그 위험이 통제되고(riesgo controlado)있는 국가로 분류된다. 이는 국제수역사무국(OIE)이 지난 2007년 프랑스 파리총회에서 발표한 최종결정이다.

SENASA는 세계 최대의 쇠고기 수출국인 미국이 매년 호주(약 30만 톤), 뉴질랜드 (약 58만 톤)에 이어 아르헨티나(약 2만 톤), 브라질 (약6만 톤,)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의 국가로부터 쇠고기를 수입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런데 미국 정부가 남미산 쇠고기의 수입을 시작하게 된 시점과 그 배경이 특별히 관심을 끌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아주 오래 전부터 자국산 쇠고기가 명실 공히 세계최고의 품질이라고 자존심을 세워왔다. 아르헨티나 관료들은 자국산 쇠고기는 향수의 대명사인 '샤넬 넘버 5'와 같아서 특별히 선전이나 광고가 필요 없을 정도라고 큰소리를 치기도 했다. 그만큼 품질과 맛이 뛰어나다는 자신감이었다.

따라서 세계 최대의 쇠고기 소비국인 미국에 아르헨티나산 쇠고기를 팔려고 지난 1930년대 초반부터 심혈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구제역과 검역상의 문제점 등을 이유로 들어 쇠고기 시장개방을 66년 동안이나 거부했다.

아르헨티나 입장에서 난공불락의 철옹성 같았던 미국 시장이 열린 건 1997년이었다. 이때 미국이 아르헨티나로부터 사간 쇠고기는 손질한(뼈를 발라낸) 살코기 2만 톤이 전부였지만 아르헨 정부는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미국 시장을 개척했다는데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자존심을 회복했다고 만족해했다. 이후 미국은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하기 시작한다.

남미산 쇠고기가 미국 시장에 진출하게 된 시기에 특별히 주목을 하게 된 건 그 시기가 1997년이었다는 점 때문이었다.

주지하다시피 광우병의 존재가 알려진 것은 1985년 영국에서였다. 이후 광우병이 인간에게도 전염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진 건 1996년의 일이다.

광우병이 인간에게 전염될 수 있다는 발표는 쇠고기를 주식으로 삼고 있는 미주 대륙 국가 소비자들을 일대 공황상태로 몰아넣었다. 그리고 다음해인 1997년부터 미국 정부는 광우병 위험이 거의 없는 남미산 쇠고기의 수입을 시작한 것이다.

이때부터 미국 내 민간 소비자 단체들은 소 사료에 동물성 사료를 먹이지 말 것과 미국 내에서 도살되는 전체 소에 대해 광우병 전수검사를 주장하며 투쟁에 나서기 시작한 것도 특이한 사실로 꼽힐만하다

특별히 미국유기농산물소비자협회(OCA)는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며 정부가 세계보건기구(WHO)기준을 준수할 것, 미국도 소 도축시 유럽연합(EU)이나 일본과 동일한 엄격한 기준을 도입해 전수검사를 실시할 것, 미 농무부(USDA)는 국민건강을 보장하는 책임 있는 정책을 펼칠 것, 소사육시 동물 혈액 및 골수 등이 포함된 사료사용을 즉각 금지시킬 것을 주장했다.

OCA는 미국 정부의 광우병에 대한 검역결과 자체를 불신하고 있다. 이 단체는 심지어 축산업자들과 쇠고기 가공업체들이 독자적으로 광우병 감염여부를 검사할 수 있는 제도를 허용할 것을 청원하고 있을 정도다.

정부의 발표를 믿을 수 없으니 민간단체들이 자체적으로 광우병 감염여부를 검사해야 한다면서 온라인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 관련 사이트 바로가기)

이 단체는 1998년 조직되어 전국에 85만 여명의 회원을 두고 미국 국민들에게 '광우병은 21세기의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기도 하다. 이 단체의 주장대로라면 현재 미국산 쇠고기는 마음 놓고 먹어도 될 만큼 그렇게 안전하지 않다는 얘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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