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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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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똥

[한윤수의 '오랑캐꽃']<613>

아버지가 아프다며 영구 귀국할 것처럼 떠들자
마음 좋은 사장님이 순진하게도 퇴사 신고를 해주었다.
그는 일단 고향인 네팔로 갔다가
한 달 후 돌아와서
다른 회사에 취직했으니
감쪽같이 직장 이동을 한 거다.
얼마나 깜찍한가!

그가 다시 왔다.
"아버지 괜찮으셔?"
"예. 많이 좋아지셨어요."

"왜 또 왔어?"
"*유학 비자로 바꾸고 싶어서요."
"왜?"
"공부 좀 더 하려구요."
"어느 대학에 가고 싶은데?"
"아주대요."
"좋지!" "근데 비자 변경 가능할까요?"

나는 물끄러미 보다가
"그럼 거기 가서 알아봐야지, 나한테 물어보면 어떡하냐?"
그를 쫓아버렸다.
후여, 후어이.

왜 그랬을까?
그의 입에서 나오는 건
언어라기보다
아주 공갈 염소똥 같았기 때문이다.

*유학 비자 : 노동자가 유학 비자로 바꾸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로 거의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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