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 여명의 파라과이 유권자들은 여당의 프리미엄과 여성 후보라는 점을 부각시키며 바람을 일으켰던 블랑카 오벨라르 후보나 쿠데타 실패 후 투옥된 후 얼마 전 석방된 전 파라과이 육군참모총장 출신 리노 오비에도 장군을 외면하고 빈민들의 벗이라는 좌파정치인 페르난도 루고 전 주교를 차기 대통령으로 선택했다.
20일 치러진 파라과이 대선에서 민주진보당, 민주사회당 등 10여 개의 정당 연합체인 변화를 위한 애국연합당(APC) 통합대선후보로 나선 전 천주교 주교 페르난도 루고 후보의 승리가 확정됐다.
물론 파라과이 선관위의 공식적인 집계발표와 당선자 선언을 남긴 상태이긴 하지만 APC당은 루고 후보의 승리를 선언하고 축하행진에 들어갔다.
루고 당선자는 이날 오후 승리를 확신한 지지자들이 아순시온 시가지를 가득 메우고 루고의 승리를 외치자 "선거시작부터 나와 함께 해준 당원들과 지지자들에게 감사한다"면서 "오늘우리는 기득권층이 아닌 약한 소수층들이지만 정의는 결국 승리한다는 것을 전세계인들에게 보여주었다"고 승리를 기쁨을 함께 나누었다.
루고는 이어 "파라과이 국민들은 오랜 세월 동안 고통을 받아왔다"고 말하고 자신의 정부는 국민, 특별히 서민들 편에 설 것임을 분명히 해 부의공평분배 정책을 펼 것임을 선언했다.
60% 정도의 개표가 끝난 20일 오후 9시 30분(현지시간) 현재 루고는 40.1%의 득표를, 집권 콜로라도 당의 블랑카 오벨라르 후보를 31.5% 전 파라과이 육군 참모총장출신 리노 오비에도 후보는 21.8%의 득표를 한 것으로 나타나 루고의 당선을 사실상 결정지었다.
주교 출신인 페르난도 루고의 당선은 오래 전부터 예견된 것이었다. 특별히 내세울만한 산업이 없는 남미의 대표적인 빈국 파라과이는 1% 정도의 보수기득권층들이 국토의 77%이상을 점유, 지구상에서 가장 빈부의 차이가 많은 나라가운데 하나로 꼽혀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0%에 가까운 국민들이 문맹자들이며 젊은이들 가운데 40%는 중학교 교육마저도 변변하게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파라과이 극빈층들의 대변자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루고는 선거운동기간 동안 "우리세대에 가난을 극복하여 후손들에게는 이 지긋지긋한 배고픔을 물려주지 말자"고 호소해 파라과이 서민 유권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또한 그는 역대정권들의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군부의 인권유린사태의 과거사를 정리하자고 외쳐 군정피해자 가족들로부터 몰표를 받은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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