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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부시, 이명박 만나 PSI 참여 촉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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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부시, 이명박 만나 PSI 참여 촉구해야"

인수위 "장기적 과제, 당장 논의 사항은 아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미국 주도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정식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조지 부시 미 행정부 초기 PSI를 고안했던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거들고 나섰다.
  
  부시 행정부 초기 미국의 강경한 대외정책을 이끈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핵심 인물로 북한 정권의 전복(regime change)을 추구했던 볼턴 전 대사는 11일 부시 대통령이 이명박 당선인을 최대한 만나 한국의 PSI 참여를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PSI, 북한 압박에 도움 될 것"
  
  볼턴 전 대사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에 실린 '북한의 본색'이란 기고문에서 이 당선인이 한국의 새 대통령으로 선출돼 미국의 보다 강경한 정책을 지지할 현실주의자가 10년만에 다시 청와대를 차지하게 됐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볼턴 전 대사는 "그것(PSI 참여)은 한반도 주변 해역에 관한 한국의 상당한 정보와 능력을 PSI에 추가함으로써 북한을 압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량살상무기를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선박을 공해상에서도 검색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조지 부시 미 행정부에서 시작된 PSI에는 미국을 포함해 현재 전세계에서 86개국이 참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이 PSI에 정식 참여할 경우 북한의 반발은 물론 남북간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북한은 한국이 지난 2006년 호주에서 있었던 PSI 훈련에 참관단을 파견키로 하자 "반민족적 행위"라고 비난했다.
  
  "PSI 참여, 일본의 대북 강경 노선에도 도움 될 것"
  
  볼턴 전 대사는 또 이 당선인이 북한의 인권이나 납치 문제에 대응하려는 게 분명하다고 볼 때 한국의 PSI 정식 참여는 일본의 대북 강경노선 지속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납치 문제에 관한 한일 공조는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하지 않을 수 있는 상당한 이유를 제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전히 북한 체제의 전복을 주장하는 볼턴이 대북 압박과 제재를 촉구하는 글에서 PSI를 강조하고 나선 것은 PSI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방증한다고 할 만하다.
  
  그러나 볼턴뿐만 아니라 '미스터 PSI'라는 별명을 얻은 로버트 조지프 전 국무부 차관 등 네오콘의 대부분이 부시 행정부에서 퇴진하거나 밀려난 상태에서 PSI의 추진 동력은 그리 강하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PSI는 1년 뒤 미국에 새 정부가 들어설 경우 폐지되거나 상징적인 조치만 남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 상황에서 한국이 PSI에 참여하는 것은 한미동맹과 국제공조 강화에도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북한의 반발만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인수위, 대대적 언론 보도에 한 걸음 물러나
  
  한편 대통령 직인수위원회는 12일 PSI 참여 문제로 파문이 일자 "장기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일이지만 단기적으로 당장 논의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한 걸음 물러섰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PSI 문제가 지난 4일 외교부 업무보고에서 일부 논의됐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외교부가 참여를 검토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의견을 제시하고 일부 참석자도 필요성에 공감하는 의견도 있었으나 단순히 반(反)테러나 한미동맹 차원이 아니라 전반적인 남북관계의 전략적 여건 변화를 모두 고려해 신중히 접근키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11일 있은 외교부의 2차 보고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없었다"면서 "마치 본격적으로 논의되는 것처럼 언론에 보도돼 설명을 드리는 것이다. 더 이상 혼란이 없도록 정리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PSI 문제는 내일(13일)로 예정된 당선인 업무보고에서도 국정과제에 포함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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