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 최고의 반미 지도자로 꼽히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1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의 우호를 다시 한 번 과시했다.
2005년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취임 이후 세 번째 정상회담을 위해 테헤란에 간 차베스 대통령은 아마디네자드를 "이데올로기적인 형제"라고 지칭하며 "이란과 베네수엘라 같은 독립적인 국가들의 협력은 제국주의 정책을 패퇴시키고 다른 나라들을 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란 관영 <IRNA> 통신이 전했다.
이틀 일정의 이번 방문에서 차베스 대통령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등 이란 고위층을 만나 양국의 협력을 재확인하는 한편, 베네수엘라에 주택 7000채와 석유화학 공장, 직업훈련소를 짓는 협정을 포함한 여러 협정을 맺을 전망이다.
공동 석유화학 공장 준공으로 중동·남미 진출 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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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 대통령은 2일 이란 남부 아살루예에 있는 석유화학 공장 착공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공장은 연간 수백만 톤의 메탄올을 생산할 예정으로 베네수엘라의 인도 및 파키스탄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양국은 베네수엘라에도 유사한 공장을 세워 이란의 남미 진출을 도울 예정이다.
이같은 협력을 위해 차베스 대통령은 외교, 통신, 에너지, 산업, 경제 장관 등 내각을 대거 동행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두 번째의 원유 생산량을 자랑하는 이란과 OPEC의 핵심 회원국인 베네수엘라는 최근 에너지 분야의 협력을 강화해왔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지난 1월 남미 순방에서 반미 성향의 좌파 정부 지도자들을 만나 이란에 대한 지지를 확보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란의 핵 개발에 대해서도 핵무기 개발을 위한 수순이라고 비난하는 미국, 영국 등과는 달리 적극 지지하는 입장이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2005년 9월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이란 핵개발 비난 결의안을 채택할 때에도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차베스 대통령의 이란 방문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우라늄 농축 동결을 거부하고 있는 이란에 대해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압력을 넣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미국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중단시키기 위한 국제적인 압박을 강화하고 있으며 군사적인 공격까지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반미 자유무역 동맹과 이란-파키스탄-인도 가스관도 '착착'
이란 대통령실은 또 베네수엘라와 쿠바가 구축한 '반미 자유무역 동맹'에 이란이 옵서버로 참여키로 했다고 1일 밝혔다.
반미 자유무역 동맹은 차베스와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지난 2005년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당시 두 정상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북중남미를 통틀어 구축하려던 범미주자유무역지대(FTAA)를 견제하기 위해 남미자유무역지대(ALBA)의 틀을 지향하는 FTA를 체결했다.
FTAA 구상은 그러나 중남미의 미온적인 입장으로 인해 지난 2005년 사실상 폐기됐다. 미국은 이후 대안으로 중남미 9개국과 각각 FTA를 체결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MS 스리니바산 인도 석유장관의 말을 인용해 이란-파키스탄-인도를 잇는 장장 2600km의 가스관을 오는 2011년까지 건설하는 방안이 거의 합의 단계라고 지난달 29일 보도했다. 모두 70억 달러 가량이 투입되는 이 프로젝트는 그간 미국의 완강한 반대에 직면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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