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칵' 하지 않으면 딱지를 뗍니다(Click It or Ticket)."
정부가 이런 캐치프레이즈를 내걸며 이번 주를 안전벨트(좌석벨트) 미착용 집중 단속으로 지정했는데, 과연 부시 대통령은 방탄 리무진을 탈 때 안전벨트를 매느냐는 질문이었다.
당황한 스노 대변인은 "대통령이 안전벨트를 맬까"라고 자문한 뒤 미심쩍다는 눈치로 "잘 모르겠는데요"라고 답했다. 그리고 화제를 다른 데로 돌렸다.
'이게 아니다' 싶은 스노 대변인, 다른 얘기를 하다 말고 방금 전의 답변을 정정했다.
"좀 알아봐야겠다. 대통령이 리무진에서 안전벨트를 맨 것을 본 적이 있긴 하다. 그렇지만 내가 리무진을 같이 탈 기회가 비교적 드물어서 정확한 통계치를 얘기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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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이 뜬금없이 부시 대통령의 안전벨트 착용을 문제 삼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그의 별장인 텍사스 크로포드 목장에서 안전벨트를 매지 않고 픽업트럭을 몰다가 사진기자들에게 '딱 걸렸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크로포드 목장을 찾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얍 데 훕 셰프 사무총장과 기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였다.
그런 부시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안전벨트를 매라고 권장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기자들의 추궁이었다. <AP> 통신은 "부시가 차를 탈 때마다 안전벨트를 매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미 뉴저지의 존 코자인 주지사는 안전벨트를 매지 않고 차를 타고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중상을 입었다. 그 일로 미국에서는 안전벨트 문제가 전국적인 이슈가 됐고, 코자인 주지사는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던 것에 대해 사과 성명까지 발표했다.
부시 대통령은 종종 외국 정상들을 크로포드 목장에 초대해 픽업트럭 옆자리에 태우고 기자들 앞에서 포즈를 취한다. '너희 나라는 미국의 최고 우방'이라고 딱지를 붙여주는 '의식'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와는 그런 모습을 여러 번 연출했다.
그러나 그런 장면에서도 부시 대통령은 종종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모습이었다. 2003년 5월 고이즈미 총리의 방문 당시 사진을 보면 고이즈미도 안 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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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먼 일로 난처해졌던 스노 대변인은 오후 브리핑에서도 그 문제로 또 진땀을 뺐다.
그의 답변은 "글쎄… 안전벨트를 매는 건 언제나 중요하다. 크로포드 목장에서 천천히 운전할 때도 마찬가지다"였다.
<AP>는 스노 대변인의 이같은 답변에 대해 "부시 대통령이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을 때는 운전을 천천히 한다는 걸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스노 대변인은 이어 "그렇지만 우리는 모든 사람들에게 안전벨트를 매라고 권하고 있다"라며 부시의 행동에 문제가 있음을 간접 시인했다.
그는 대통령 경호실(Secret Service)이 부시 대통령에게 안전벨트를 요구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보안상의 이유'로 즉답을 피하며 "장담컨대 경호실은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돌보고 있고 그의 안전을 위한 모든 일을 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AP>는 "정부에 따르면 안전벨트를 습관적으로 매는 것은 사고가 났을 때 탑승자를 보호하고 치명상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유일한 길이다"는 말로 기사를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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