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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회사

[한윤수의 '오랑캐꽃']<594>

핸드폰이 없는 태국인이 왔다.
스마트폰을 세 개나 잃어버렸단다.

"진짜 비싼 거에요."
"아깝겠네."
"아깝죠. 저는 최고가 아니면 선택 안 하거든요."

얼굴이 비싼 거 잘 사게 생겼다.
요즘 젊은 사람들 신제품 나오면 바로바로 사는데 어려보이고
턱이 튀어나와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상이고
눈알을 굴리는 게 산만한 스타일이다.

"근데 왜 왔어?"
"며칠 후 귀국하는데 지금 회사로 다시 올 수 있나 해서요"
"지금 회사가 좋아?"
"예, 최고의 회사죠."
"월급이 센가?"
"그게 아니구요. 사장님이 회사에 잘 안 오거든요."

애석하게도
그는 최고의 회사로 못 오게 생겼다.
*1년이 안 되었으니까.

그가 떠났다.
또 스마트폰을 사가지고.

*1년 : 마지막 회사에서 1년 이상 근무한 사람만 그 회사로 다시 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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