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회사의 체면이 있으므로
대개는 공장장이나 사무직원이 빌리는 형식을 취한다.
"야, 30만 원만 빌려줄래?"
그러나 갚을 때는 통장에 회사 이름으로 입금되므로
"아하, 회사가 빌린 거였구나!"
하고 눈치채게 된다.
외국인들은 이 돈을 '가불금'이라 부르는데
나는 차관(借款)이라 부른다.
한국 기업이 외국을 대표하는 노동자의 돈을 빌리니
차관이지 뭔가!
요즘 외국인들의 통장이나 은행거래내역서를 들여다보면
이런 차관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어느 베트남 노동자는 이런 식으로 계속 차관을 제공하다가
사장이 잠적하는 바람에 임금은 물론
이 돈까지 떼였다.
안 빌려주면 되지, 왜 빌려 주냐고?
베트남의 말을 들어보라.
"높은 사람이 빌려달라는데 어떻게 안 빌려줘요?
우린 다른 데 갈 수도 없는데!"
결국 직장 이동의 자유가 없어서 생기는 문제다.
ⓒ한윤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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