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는 13일 "올해 초 실시했던 1차 실태조사를 보완해 오는 27일부터 한 달간(9월 26일까지) 2차 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전국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 541만 명을 대상으로 한다.
먼저 1차 조사와 가장 큰 차이점은 우편조사에서 온라인조사로 바뀐 것이다. 학생들은 학교 홈페이지나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을 통해 온라인조사 시스템에 접속, 본인확인 절차를 거쳐 조사에 참여하게 된다.
교과부는 "학생들이 접속하면 무작위로 인증번호가 부여돼 학생 개인정보와 응답내용은 철저히 비밀이 보장된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1차 때는 비밀 보장에 중점을 둬 방학 중에 실시했지만, 이번에는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학기 중에 실시한다고 덧붙였다.
조사 문항 내용도 보다 구체적으로 바뀌었다. 피해사례뿐 아니라 가해와 목격사례, 예방 교육 효과를 묻는 질문도 포함된다. 모두 13개 선다형이며, 이중 문항 2개는 서술형으로 학생들이 직접 개선방안을 제안하는 형식이다.
교과부는 1차 조사가 25%라는 낮은 회수율과 파일럿 조사 미실시로 문항 타당도가 낮았다며 "이번에는 세 차례의 파일럿 테스크를 거쳐 흥미도를 높이고, 조사 자체가 교육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도 넣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교과부는 초등학생과 중등학생용 콘텐츠를 구분하고, 영상을 도입했다. KBS <개그콘서트>에서 '애정남(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 코너를 진행하고 있는 개그맨 최효종 씨가 학교폭력에 대해 설명하고, 학교폭력 신고전화 117 사용 요령을 영상으로 전달한다.
▲ 교육과학기술부의 '학교폭력 2차 전수조사' ⓒ교육과학기술부 홈페이지 |
그러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1차 전수조사에서 제기된 많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이번 조사 역시 목적이 불분명하다'고 꼬집었다.
전교조는 이날 낸 보도자료에서 "플래쉬 동영상으로 교육하고 설문을 하는 방식보다는 설문 문항에 다양한 사례를 적시하여 이런 것도 학교폭력이 라는 것을 자연스레 알도록 설계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남의 이야기를 하듯 성과를 내기 위해 또는 법에 규정된 바대로 해야 하는 수준의 조사는 아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드러내는 데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이유이다.
전교조는 이와 함께 '응답률을 높이기 위해 단체로 인터넷에 접속해서 응답하는 사례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손충모 전교조 대변인은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이유가 분명하지 않으면 540만 명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 자체의 의미가 없어진다"며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예산만 낭비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손 대변인은 또 "교과부가 다양한 효과를 기대한다면 (학교폭력 실태조사가) 학교 단위에서 실시해야 할 학교폭력 예방대책에 대한 정책과 실무 매뉴얼을 마련하는 방안에 맞춰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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