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요일 상담을 받느라 한창 바쁜데
경상도 남해, 어느 항구의 택시 기사한테서 전화가 왔다.
"목사님이시지예? 여긴 우리나라 맨 남쪽 끝입니다. 너무나 안타까워서예."
사연은 이렇다.
인도네시아인 6명이 어선에서 일하다
돈도 못 받고 얼굴이 부을 정도로 뚜들겨 맞아 배에서 도망쳐 나왔는데
진주 노동부에 고발하고 조사를 받으러 다닐 동안
먹고 잘 데가 없단다.
불쌍한 이들을 보살피는 기사의 마음 씀씀이가 고맙다.
인근 도시에 어디 도와줄 데가 있나 찾아보니
마땅한 데가 없다.
외국인들에게 한글이나 예절 가르치는 데는 무지하게 많아도
막상 문제가 터지면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곳이 무지하게 적다는 게
진짜 다문화의 문제다.
여수이주민센터는 실제로 도움을 주는 데라 그리 전화를 걸었다.
"쉼터 아직 운영하시죠?"
"그럼요."
"먹여도 줍니까?"
"예."
택시 기사에게 다시 전화해서
경상도 남해에 있는 선원들을 전라도 여수로 옮겨달라고 부탁했다.
마치 경상우수영에서 왜적의 칼에 부상당한 수병들을
전라좌수영으로 보내는 기분이다.
올해가 왜란이 일어난 임진년인데,
4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좀스런 인간(倭人)들이 항상 말썽이다.
충무공의 시가 생각나는 새벽이다.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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