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로, 출입국으로, 경찰서로 외국인들을 태우고 달리는 우리의 애마,
산타모의 계기판이 고장 났다.
16년이나 혹사했으니 탈이 날만도 하다.
1. 주행계가 바로 갔다 거꾸로 갔다 한다.
주행거리 16만 7천 킬로에서 큰 발전을 못 보고, 전진과 후퇴를 반복하고 있다. 실제론 30만 키로 이상 뛰었으리라 추정된다. 하지만 더 뛰었건 덜 뛰었건 무슨 상관인가?
2. 속도계가 안 움직인다.
빨리 달리건 늦게 달리건 눈금은 항상 영(零)을 가리킨다.
약간의 문제가 있다.
너무 빨리 달리면 딱지 뗄 위험이 있고,
너무 늦게 달리면 뒤차가 빵빵댄다.
그래서 현재 속도를 어떻게 알아내느냐가 직원들 간에 화제가 되었다.
(결론은 모른다였다!)
드디어,
옆에 달리는 모든 차의 속도를 순식간에 계산해서 평균을 내서 달리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그러나 계산하다 사고가 날 우려가 있으므로 기각되었다.
보다 못해 내가 아이디어를 냈다.
"내 생각은 그래. 가령 제한속도 80킬로 도로에서 옆에 달리는 차가 4대 있다면, 3등으로 달리는 차의 속도가 정확히 80킬로일 거야."
누군가 물었다.
"어째서요?"
"틀림없이 1등은 100킬로 넘고, 2등은 약간의 자제심이 있으니까 90 정도야. 4등은 초보고, 3등이 정확히 80이라구. 그러니 3등에 맞추자구."
내가 물었다.
"됐나?"
직원들이 답했다.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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