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미국 주도의 이라크 전쟁에 대한 반대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미 미국과 이라크 사이에 미디어전쟁이 시작된 양상이다. 미국이 이라크 통신사인 INA 기자를 추방하겠다고 통보하자 이라크 역시 미국 TV방송사인 폭스뉴스(Fox News) 소속 기자 등 직원 4명에게 이라크를 떠나라고 요구한 것이다.
15일(현지시간)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 온라인에 따르면, 부시 행정부는 지난 13일(현지시간) 2년 전부터 이라크 관영통신사 INA의 미국 특파원으로 일해온 모하메드 알라위에게 가족과 함께 15일 이내에 미국을 떠나라는 추방명령서를 보냈다.
뉴욕에서 미국 관련 보도를 담당해온 알라위는 "미 당국이 내 보도로 인해 미국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나를 추방하겠다고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부시 행정부의 한 관리는 이를 확인해주고 "알라위의 활동이 미국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하메드 엘 두리 유엔주재 이라크 대사는 미국의 결정을 비판하며 "알라위 특파원이 도대체 미국에 대해 어떤 위협이 됐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미국측의 일방적 통보에 대한 이라크의 답변 또한 일방적인 미국 언론인들의 축출이라는 보복조치로 나타났다.
이라크 정부는 미국측의 통보 이후 곧바로 현재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활동중인 네명의 미 TV방송사 폭스뉴스 소속 언론인들에게 이라크를 떠나라고 요청했다.
존 스택 폭스뉴스 부국장은 "이라크측은 추방통보와 관련 분명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며 "미국측의 조치에 따른 보복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만일 폭스뉴스 직원들에 대한 이라크측의 조치를 되돌릴 수 없을 경우 추방당하는 4명은 이라크 주변국가에서 이라크 현지상황을 보도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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