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더라도 일단 당선시켜 주십시오. 대통령 취임하면 3개월 내에 재선거하겠습니다."
공직에 당선된 사람이 3개월 안에 재선거를 한다? 누가 봐도 못 믿을 말이다. 그런데 트위터 이용자들은 이 '못 믿을 말'에서 웃음을 찾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5일 민주당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만나 "국회가 한미 FTA를 비준 동의하면서 정부에 양국 정부가 ISD를 재협상하도록 권유하면, 발효 후 3개월 내에 미국에 재협상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손학규 대표가 "한미FTA에서 최소한 ISD 조항은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고 하지만, 이 대통령이 말한 '재협상'에 손 대표의 'ISD 폐지론'이 얼마나 반영된 것인지 알 수 없다. 일단 국회 비준이 되고 나면 얼마든지 '나 몰라라' 할 수 있는, '대국민 꼼수'라고 비판 받는 이유다.
민주당 정동영 의원(@coreacdy)은 "이 대통령의 제안은 지난달 31일 한나라당 황우여 대표 제안과 똑같다"며 "민주당의 당론은 선 ISD폐기, 강행처리 반대다. 대통령의 국회방문이 만약 강행처리 명분으로 쓰인다면 의회사에 오점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heenews)는 "발효시켜놓고 재협상하겠다니, 책임은 다음 정권이 지라는 것이죠. 일고의 가치 없는 말씀입니다"라며 이 대통령의 제안을 평가 절하했다.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sangjungsim) 역시 "비준 후 3개월 내 재협상하겠다? 국민들은 이미 그거 부도어음인 줄 다 알고 있다"며 "대통령의 꼼수치곤 너무 허접하네요"라고 비판했다.
▲ 15일 국회에서 만난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 ⓒ청와대 |
'한미FTA 국회 비준'이라는 이 대통령의 바람대로 @YongNi1도 "일단 김태희를 저와 혼인시켜 주세요. 3개월 안에 김태희 씨에게 결혼 허락을 받겠습니다"라는 작은 소망을 전했다. @iho78도 "싫더라도 일단 100억 원을 주면 3개월 뒤에 갚겠다"고 부탁했다.
일단 원하는 것을 얻고 3개월 뒤에 오리발을 내미는 '나 몰라라'식 발언에 대해 @milpislove는 릴레이 호소를 하고 있다.
"교수님 제게 일단 A+을 주시면 3개월 내에 과제를 해서 낼 수 있도록 할게요"
"일단 제게 연봉 3억 원을 선불로 주십쇼. 일단 그렇게 하시면 3개월 내에 사장과 연봉 재협상을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저를 청와대에 보내주십쇼. 일단 그렇게 하시면 3개월 내에 선거를 통해 대통령 당선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ValuenIP는 2인칭 대명사 중 극존칭에 해당하는 단어를 써 "각하! 일단 하야를 하시면, 3개월 후 재신임투표 꼭 하겠습니다. 저를 믿어주세요. 각하!"라며 진정한 자세로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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