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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버스 기획자들 "이제 한 정거장 지났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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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버스 기획자들 "이제 한 정거장 지났을 뿐"

송경동 시인과 정진우 진보신당 비정규노동실장 '체포영장'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의 고공농성을 지원하기 위한 '희망버스'를 기획한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송경동 시인과 정진우 진보신당 비정규노동실장이 경찰에 자진출두 하겠다는 뜻을 발표했다. '비정규직·정리해고 없는 세상을 위한 희망의 버스'(희망버스)는 15일 서울시 중구 경향신문 앞 희망계단에서 경찰 수사에 대한 입장과 향후 희망버스 계획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희망버스 측은 "오늘 희망버스와 함께했던 두 명의 승객이 경찰 조사를 받으러 간다"고 밝히며 "이것은 그들의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정리해고의 부당함과 연대의 의미를 알리는 우리의 당당함을 보여주고자 함"이라고 선언했다. 이들은 "이제 희망버스는 겨우 한 정거장을 지났을 뿐"이라며 "비정규직·정리해고 없는 세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달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늘의 부산행은 또 하나의 '희망버스'"

▲송경동 시인이 15일 기자회견에서 경찰에 자진출두 의사를 밝히고 있다. ⓒ프레시안(이진경)
송경동 시인과 정진우 진보신당 비정규노동실장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경찰 조사를 위해 곧바로 부산으로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경동 시인은 '희망버스 승객들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이름 없이 일상 속에서 매일매일 짓밟히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빼앗긴 노동과 삶의 고통을 잊을 수 없다"며 "희망버스는 그 분노와 안타까움이 모여 만들어진 것이지 누구 몇 사람의 기획과 제안에 따른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송 시인은 "진짜 구속되어야 할 대상은 수많은 사람의 노동과 열망을 독점하고 착취하는 1%의 재벌"이라며 "빨리 경찰 조사를 받고 나와 더 당당하고 굳건한 모습으로 서고 싶다"고 말했다.

정진우 진보신당 비정규노동실장은 "경찰의 출석요구 때문에 가족까지 피해를 보며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다"라며 "오늘의 부산행은 여전히 또 하나의 '희망버스'이며 당당하고 결연한 의지로 다시 부산을 찾겠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내가 참여하는 경찰 조사와 유치장, 재판정은 결코 폐쇄된 감옥이 아니다"라며 "절망의 벽을 넘어서고, 국민과 함께 만들어낼 새로운 희망의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비정규직·정리해고 없는 세상을 위한 희망의 버스'(희망버스)는 15일 서울시 중구 경향신문 앞 희망계단에서 경찰 수사에 대한 견해와 향후 희망버스 계획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프레시안(이진경)

각계의 지지 선언 이어져

이날 기자회견에는 노동, 법률, 문화, 정당 등 각계 단체가 송경동 시인, 정진우 진보신당 비정규노동실장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다.

김영훈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은 "노동자의 절규를 시로 써준 송경동 시인이 자기 발로 경찰서를 점령하러 간다"며 "기각이 됐는데도 경찰이 또다시 송경동 시인을 잡아 가두겠다고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면 이제 국민은 경찰을 믿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구속영장이 엊그제 기각됐고 희망버스 참가자 100여 명 이상에 대해 발부한 구속영장도 모두 기각됐었다"며 "이것이 바로 우리 사회가 희망버스에 대해 보내는 지지다"라고 주장했다.

이도흠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공동대표는 "송경동 시인과 정진우 진보신당 비정규노동실장은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기 위해 정의로운 연대를 한 사람들"이라며 "사법부에 갈 것이 아니라 훈장을 받아야 할 이들"이라고 말했다.


박성미 영화감독은 "희망버스를 통해 세상은 힘 있는 한 사람이 아니라 평범한 여러 사람이 함께 바꿔나가는 것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투쟁은 분노가 아닌,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하라'라는 반전 평화 미술가 오노 요코의 말을 인용하며 "경찰이 압박을 행사해도 전혀 두렵지 않으니 웃으며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희망버스는 비정규직·정리해고 없는 세상을 위해 계속 달려갈 것"

희망버스 측은 "사회적 관심이 시들해지는 때를 틈타 자본이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순간을 자주 보았다"며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자 모두가 현장으로 돌아갈 때까지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을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희망버스는 한진중공업 문제 해결만을 위해서 출발한 것이 아니다"라며 "1400일이 넘는 농성에도 여전히 용역을 동원해 탄압하는 재능교육, 무수한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며 해고자 복직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 쌍용자동차 등 많은 자본과 맞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19일 5시 부산에서 희망버스에 참여했던 이들이 희망버스에 대한 바람과 이후의 방향을 이야기하는 '승객들의 이야기마당'을 주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행사에는 한진중공업 크레인 농성자들, 정리해고자들, 가족대책위원회,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함께할 계획이다.

이들은 △26~27일로 예정되었던 6차 희망버스 취소 △소환자들의 집단대응, 국가손해배상청구소송 등 불복종 운동 전개 △희망버스 토론회 개최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지속적인 운동 등의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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