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과거형인가 미래형인가. 북한 평양방송이 17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지난 15일(현지시간) 핵포기 촉구 대북성명에 대해 "미제의 증대되는 핵 위협에 대처해서 우리는 자기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핵무기를 포함한 강력한 군사적 대응수단을 '가지게 됐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 북한의 핵무기 실제보유 여부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평양방송은 '미국은 국제적 합의와 협정들을 파기한 장본인'이란 기사를 통해 이 같이 밝혔는데 '가지게 됐다'는 표현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표현은 그 동안 북한이 핵문제와 관련해 취해온 전통적인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NCND' 방식을 포기하는 것이라 과연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시인한 것이냐는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연합뉴스가 17일 평양방송의 '가지게 됐다'는 보도내용을 전하자 미국 뉴욕타임스와 영국 BBC는 즉각 "북한이 처음으로 핵무기 보유사실을 인정했다"며 연합뉴스를 인용해 속보를 띄웠다. 뉴욕타임스는 '평양방송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암시했다(Pyongyang Radio Suggests N.Korea Has Atomic Arms)'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평양방송 보도는 북한 핵문제에 대한 제재조치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가 대북중유지원 유보를 결정한 데 대한 반응"이라고 보도했다.
BBC는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인정했다'는 속보에서 북한 국영방송의 한 논평은 "핵무기를 포함한 강력한 군사적 대응수단을 '가지게 됐다'"고 보도했다며 이는 북한이 핵무기 보유여부에 대해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인정한 것이냐는 논란에 대해 통일부는 "방송을 재청취한 결과, 북한 방송 특유의 인토네이션(억양)으로 인해 '가지게 되어 있다'가 '가지게 됐다'로 들린 것 같다"고 해명했다. 통일부는 평양방송 보도 이후 18일 오전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진의파악에 들어갔는데 회의 결과 이 같이 분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는 이와 관련 "(이전의 예로 볼때) 만약 북측이 핵무기 보유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려 했다면 자국의 모든 매체를 통해 예고방송은 물론 전격적으로 발표했을 것"이라는 통일부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했다.
통일부 당국자의 말대로 평양방송 보도를 '가지게 되어 있다'는 표현으로 해석할 경우 이는 핵무기를 가질 수도 있다는 당위적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즉 미국의 핵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핵무기 보유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북한의 전통적인 핵관련 입장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며 결과적으로 '가지게 됐다'는 보도는 북한 고유의 억양을 잘못 분석한 한 순간의 해프닝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이 북한의 핵개발계획 포기를 촉구하며 북한 침공의사가 없다는 성명을 발표한 것에 대해 북한은 일단 냉담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북한의 태도는 지난 16일 부시 대통령의 성명이 발표된 직후 '북남철도, 도로련결 방해하는 미국의 간섭책동을 규탄'한다는 북한 철도성 대변인의 성명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북한 철도성 대변인은 16일 성명을 통해 "미국의 방해로 우리 민족의 염원인 남북간 철도 연결 사업이 방해를 받고 있다"며 "유엔군의 모자를 쓰고 남조선을 강점하고 있는 미군은 북과 남의 합의에 따라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비무장지대(DMZ) 지뢰제거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오늘 '정전위원회 허가' 문제를 거론하며 빗장을 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철도성 대변인은 "남북 쌍방이 지뢰제거 상태를 교환 검증하고 남은 100m 구간의 지뢰만 해제하면 군사분계선을 열 수 있게 되어 있다"며 "미군측이 검증인원 명단을 제기하라는 등 동서해 철도 도로연결을 노골적으로 방해하며 남북관계 진전을 막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철도성 성명은 또 "이것은 미국이 북남관계가 좋게 발전하고 있는 데 대해 배아파하며 그 진전을 가로 막으려 하고 있다는 것을 그대로 드러내 놓은 것"이라며 "사실대로 말한다면 우리측은 이 공사가 교전쌍방이 첨예하게 대치되여 있는 군사분계선 지역에서 진행되는 것만큼 제기되는 제반 문제들에 대해 이미 남측과는 물론 미군측과도 충분히 협의하고 합의를 보았었다"고 밝혔다.
북한 철도성 대변인의 성명은 미국의 대북대화거부로 북미관계는 물론 북일간 국교정상화 교섭도 소강상태에 빠져 있는 상태에서 미군 당국이 유엔사의 '군사정전위원회 허가권'을 앞세워 남북간 철도 및 도로 연결 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자 현재 그나마 남아 있는 남북관계의 끈마저 놓치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불만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이 대외관계 공식 통로인 외무성이 아닌 철도성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 같은 불만을 토로한 것도 현재 진행중인 남북공조의 틀은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재 남북한 철도연결을 위한 비무장지대 지뢰제거작업은 유엔사의 상호 검증요원에 대한 사전 통고요구로 일주일 때 중단된 상태다.
만일 미국이 철도연결사업에 대해 거부의사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남북관계 전반에도 상당한 악영향이 예상된다.
다음은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한 북한 철도성 대변인 성명 전문.
***북남철도,도로련결 방해하는 미국의 간섭책동을 규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철도성 대변인성명
지금 미국은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갈라진 국토를 하나로 이으려는 우리 민족의 뜨거운 지향과 념원에 악랄하게 도전해 나서고 있다.
<유엔군>의 모자를 쓰고 남조선을 강점하고 있는 미군은 북과 남의 합의에 따라 철도 및 도로련결을 위한 비무장지대 지뢰제거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오늘 중뿔나게 끼여 들어 그 무슨 <정전위원회의 허가>문제라는것을 갑자기 들고 나와 철도,도로련결작업이 진척되는데 빗장을 지르고 있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지난 9월 북과 남의 쌍방 군사당국사이에 동서해지구 북남관리구역설정과 철도,도로련결작업의 군사적 보장합의서를 채택 발효시킨 이후 쌍방은 북남관리구역에서 일정계획에 따라 지뢰를 해제하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이에 따라 북과 남은 각각 군사분계선으로부터 100메터 종심구간을 제외한 전반적 구역의 지뢰를 해제하였으며 남은 100메터구간도 인원들이 서로 오갈수 있게 2메터폭으로 지뢰해제를 해놓았다.
이제는 쌍방이 현계선까지의 지뢰해제 상태를 호상 교환검증하고 나머지 100메터구간의 지뢰만 해제하면 군사분계선을 열수 있게 되여 있다.
그런데 미군측은 북과 남의 검증인원들의 명단을 제기하라는 등 생뚱같은 문제를 들고나오면서 북남 동서해 철도,도로련결을 로골적으로 방해해 나서고 있다.
이것은 미국이 북남관계가 좋게 발전하고 있는데 대해 배아파하며 그 진전을 가로 막으려 하고 있다는 것을 그대로 드러내 놓은 것이다.
사실대로 말한다면 우리측은 이 공사가 교전쌍방이 첨예하게 대치되여 있는 군사분계선 지역에서 진행되는 것만큼 제기되는 제반 문제들에 대해 이미 남측과는 물론 미군측과도 충분히 협의하고 합의를 보았었다.
우리측은 미군측과 2차에 걸쳐 진행된 조미장령급회담에서 동서해에 북남관리구역을 내올데 대해 합의한데 기초하여 <정전협정보충합의서>를 채택하였으며 지난 9월 북남군부 책임자들이 서명한 합의서에서는 북남관리구역에서 제기되는 모든 군사적 문제들을 북과 남이 협의 처리한다는 것을 명백히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부당한 요구를 들고 나오면서 공사진척에 훼방을 놓는것은 조미장령급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자체를 무시하는 행위이며 우리 민족끼리 하는 공사에 대한 란폭한 간섭행위이다.
특히 이것은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갈라진 북과 남의 지맥을 이으려는 우리 민족의 념원과 지향에 대한 횡포한 도전이다.
또한 이것은 우리 온 민족은 물론 유관국들과 유럽나라들까지 지지환영하는 북남철도련결에 대한 로골적인 반대행위이며 나아가서 아시아와 유럽을 련결하는 철의 대통로건설에 대한 엄중한 방해책동이다.
모든 사실은 결국 부쉬행정부가 평화와 안전을 구실로 <반테로>에 대해 떠들고 있지만 실지에 있어서는 그들자신이 우리 민족에 대한 용납할수 없는 테로행위를 하고 있으며 세계에 대한 로골적인 도전행위를 하고 있다는것을 확증해주고 있다.
<핵소동>으로 우리 민족의 생존권과 자주권을 침해하려고 온갖 횡포를 다 부리고 있는 미국이 이제와서는 끊어진 민족의 혈맥마저 잇지 못하게 심술을 부리며 나아가서 세계적인 공영,공리에도 제동을 거는 행위는 그 무엇으로써도 정당화될 수 없다.
지금까지 북남사이에는 륙지와 해상,공중으로 수많은 인원들이 차량과 선박과 비행기를 통하여 군사분계선을 래왕하였지만 <유엔군>측이 어느 한번도 래왕자명단이라는 것을 요구한 바도 없었고 우리 또한 그들에게 그러한 명단을 낸 바도 없었다.
그런데 오늘에 와서 미국이 저들이 우리와 합의한것도 무시하고 북남사이의 합의마저 짓밟으면서 전례없는 억지를 쓰고 있는것은 이미 유명무실해진 <유엔군>의 존재명분을 되살리고 북남관계발전을 가로 막으려는데 그 흉악한 목적이 있는 것이다.
미국의 이러한 행위는 식민지 강점자의 오만무도한 전횡으로서 북남사이의 화해와 협력,평화와 통일을 반대할 뿐아니라 유관국들과 유럽나라들의 리해관계마저도 서슴없이 유린하는 무지막지한 날강도적 처사이다.
북남철도, 도로련결사업은 조선반도의 평화의 상징으로 된다.
북과 남을 하나로 이어주는 이 공사가 완공되면 조선반도에 무겁게 드리운 대결과 전쟁의 먹구름을 가시게 되며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도 기여하게 된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철도성은 <핵소동>으로 우리 민족의 생존권과 자주권을 침해하고 민족의 혈맥마저 잇지 못하게 막아 나서는 미국의 간악한 행위를 준렬히 단죄규탄한다.
우리는 북남철도,도로련결공사를 방해하는 미국의 간섭책동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미국은 군사분계선에서 지뢰제거작업이 가로막히여 이미 북남사이에 합의된 11월 말 동해선 림시도로련결 및 12월 초 금강산시범륙로관광이 지연되거나 개성공업지구건설착공이 예정대로 되지 않을 경우 그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우리는 민족의 혈맥을 반세기이상이나 끊어 놓은 그 장본인이 이제 와서 우리 민족끼리 혈맥을 잇지도 못하게 막아 나서는 행위를 남조선인민들이 절대로 용납하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표명한다.
온 겨레는 미국의 반평화적,반통일적책동을 추상같이 단죄하고 반대하며 배격하는 거족적인 반미성전에 용약 떨쳐나서야 할 것이다.
북남 철도 및 도로련결공사는 온 겨레와 세계의 적극적인 지지성원속에 반드시 실현되여야 한다.
우리는 이 기회에 모든 유관국들이 미국의 부당한 간섭행위에 주의를 돌리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우리 민족의 정당한 투쟁에 전적인 지지와 련대성을 보내주리라는 기대를 표시한다.
주체 91(2002)년 11월 16일
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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