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이 제출한 이라크 무장해제를 위한 유엔결의안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투표가 두달간의 협상과정 끝에 마침내 한국시각으로 8일 오전 10시(한국시간 8일 밤 12시)실시된다.
미국 주도의 새로운 유엔결의안에 대해 그동안 반대의사를 표명해온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7일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 이후 최종 수정결의안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안보리 표결은 압도적 찬성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이라크 무장해제를 위한 유엔결의안 통과를 위해서는 5개 상임이사국과 10개 비상임이사국을 합쳐 9표 이상의 찬성표가 나와야 하며 상임이사국 가운데 한 나라만 반대표를 던져도 부결된다. 하지만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 부시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투표찬성을 암시하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냈고 중국 또한 새로운 결의안에 대해 특별한 반대입장을 표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프랑스와 러시아는 앞서 최종 결의안에 대해 이라크가 유엔결의안 내용을 위반할 경우 미국에 자동적인 이라크 공격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냐는 유보적 입장을 보였으나, 부시 대통령이 시라크ㆍ푸틴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새 결의안의 목적은 사담 후세인을 무장해제시키려는 데 있다"는 점을 보장한 후 찬성쪽으로 입장을 바꿨다는 것이 AP, BBC 등 외신들의 분석이다.
부시 대통령은 "유엔결의안이 통과된다면 나는 유엔이 이라크의 위협을 인식했으며 우리가 함께 후세인을 무장해제시키려 한다는 것에 대해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안보리 표결에서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인 시리아만이 아랍국가들의 정서를 고려해 투표 자체를 기권할 가능성이 높다. 시리아는 아랍국가들의 자문을 구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8일 투표를 다음 주초로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라크는 미국이 제출한 최종 유엔결의안에 대해 이라크 무장해제에 대한 불가능한 조건들을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라크는 국영TV를 통해 "새 결의안은 국제법과 유엔헌장을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유엔결의안이 통과될 경우 이를 거부하면 바로 전쟁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라크가 유엔결의안을 거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8일 유엔안보리가 이라크 무장해제를 위한 결의안을 통과시킬 경우 향후 일정은 다음과 같다(BBC와 가디언 보도참조).
-11월 15일, 결의안 발효 후 7일 이내에 이라크는 새로운 유엔결의안을 받아들일 것인지 여부를 결정해 유엔안보리에 통보해야 한다.
-11월 19일 혹은 20일, 이라크가 유엔 결의안을 수락할 경우 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장은 11월 19일이나 20일 무기 사찰을 위해 이라크로 들어갈 계획이다.
-12월 8일, 결의안 발효 후 30일 이내에 이라크는 화생방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보유현황에 대한 완전한 보고서를 제출한다. 12월 8일은 이라크의 결의안 위반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날이다.
-12월 23일, 결의안은 발효 후 늦어도 45일 이내에 지난 98년 철수한 유엔 무기사찰단의 이라크 사찰 복귀가 이뤄져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1월 18일, 무기사찰단은 사찰 시작 후 60일 이내에 이라크 무기현황에 대한 보고서를 유엔안보리에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이 날짜가 무기사찰단의 사찰개시 시점인 11월 19일 경부터인지, 아니면 최종 사찰착수 시점인 12월 23일부터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미국은 앞선 날짜대로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인데 이 경우 1월 18일이 보고서 제출시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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