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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중유지원 즉각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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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대북 중유지원 즉각 중단하라"

AWSJ, 부시 행정부에 대북 강경대응 주문

미국의 대북협상을 촉구하고 있는 뉴욕타임스와는 정반대의 논조를 펴는 미국 언론도 있다. 바로 월스트리트저널이다.

부시행정부내 강경파의 입장을 가장 잘 대변하고 있는 월스트리트저널의 아시아판 신문인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4일 사설과 논평을 통해 '대북지원은 이제 그만'이라고 외쳤다. 제네바합의에 따른 대북 중유지원을 즉각 중단하라는 요구다.

AWSJ의 이같은 요구는 대북 중유지원 유조선의 북한해역 진입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5일(현지시간) 열릴 예정인 부시 행정부의 전략회의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다. 5일 워싱턴에는 콜린 파월 국무장관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 조지 테넷 CIA 국장 등이 참석해 대북 중유지원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AWSJ는 4일'대화는 그만(No More Talking)'이란 사설을 통해 "지난 주 미 국무부가 2기의 경수로 원자로프로젝트와 관련된 회담을 위해 9명의 북한 핵전문가들의 미국 입국을 허용함에 따라 이것(대북 중유선적 중단)마저 낙관하기 어렵게 됐다"며 "북한의 사기행각이 응징 없이 더 허용되면 될수록 테러에 대한 전쟁의 위험은 더욱 수렁에 빠진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1994년 합의를 일부라도 유지하기 위해 국무부의 다른 관리들은 이미 북한과의 대화 채널을 개방했다"고 비판하고 "미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담당 존 볼튼 차관이 1일 평양이 핵 계획을 '완전히 그리고 검증할 수 있게끔' 철회하기 전에 북한과 추가 회담을 갖는 건 '정말 곤란하다'고 한 것은 옳은 지적이다. 볼튼이 국무부의 유일한 정책 결정자가 아니라는 게 불행한 일"이라고 밝혔다. "볼튼의 말대로 대화는 끝났다"는 것이다.

신문은 또 미국 헤리티지재단 연구원 존 타시크(Tkacik)가 기고한 4일자 논평 '북한에 더 많은 중유를?(More Oil for North Korea?)'에서는 연간 50만톤의 대북중유지원으로 "사실상 북한은 이스라엘, 이집트, 콜롬비아에 이어 네 번째로 미국의 경제원조를 가장 많이 받는 나라가 됐다"며 "만약 부시 행정부가 북한의 계속적인 핵무기 개발에도 불구하고 원조에 상응하는 군축협정의 분명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원조를 제공한다면 그것은 위기가 두려워 수모를 감내한다는 질책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핵위기'를 둘러싸고 미 행정부 및 언론 내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강ㆍ온파간의 이같은 논쟁이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지 지켜볼 일이다.

다음은 AWSJ의 4일자 사설과 논평 주요내용.

***'대화는 그만(No More Talking)'**

평양이 농축 우라늄 폭탄을 비밀리에 개발하고 있음을 시인한 직후 부시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중유선적을 중단하지 않는 것을 보고 우리는 그것이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1994년 기본합의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선적은 미국이 평양의 사기행각에 강경하게 대응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모색하던 시점에서 최소한의 의미가 있었다. 그러한 외교노력을 무산시키지 않기 위해서 심지어 행정부 내 매파와 부시 자신도 마지못해 중유선적에 동의한 점을 우리는 이해한다.

이제 평양의 시인이 있은 지 한 달이 지났으나 상황은 더욱 이상하게 되어가고 있다. 존 타시크가 최근 지적했듯이 워싱턴은 북한으로 가는 연료가 더 이상 선적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아무것도 한 게 없다. 평양으로 가는 유조선이 싱가포르를 떠난 후에야 워싱턴 관리들은 중유 선적을 중단할지 여부를 결정할 회담을 시작했다.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한 답변은 한 가지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국무부가 지난 주 2기의 경수로 원자로 프로젝트와 관련된 회담을 위해 9명의 북한 핵 전문가들의 미국 입국을 허용함에 따라 이것마저 낙관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 주 회담에는 상징적인 항의의 표시로 미국 대표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 관리들은 그 회담에 기술적인 자문과 서면 지시를 하달했다. 이것은 김정일의 '악의 정권'의 수중에 핵 관련 물자를 추가로 제공하는 계획을 그냥 밀고 나가겠다는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국제사회의 지지를 모색한다는 구실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을 것 같다. 지난 달 31일 러시아는 핵 프로그램에 대한 북한의 설명을 믿지 않는다고 밝혔다. 1일에는 유럽연합(EU) 의회가 경수로 프로젝트와 원유선적 관련 자금 책정을 전면 동결했다. 늘 다른 목소리를 내던 프랑스마저 평양의 배신을 혹독하게 비판했다.

물론 파리가 강경 입장을 취한 데는 다른 동기가 있을지 모른다. 프랑스는 어쩌면 김정일의 배신을 사담 후세인 문제보다 더 부각시킴으로써 이라크에 대한 강력한 유엔 결의안을 모색하고 있는 미국의 노력을 저지할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북한의 사기행각이 응징 없이 더 허용되면 될수록 테러에 대한 전쟁의 위험은 더욱 수렁에 빠진다. 10월 29일 워싱턴에서 열린 '관계위원회' 회의는 최소한 경수로 자금중단 또는 최근의 중유선적 취소 정도는 요구했어야 했다. 미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담당 존 볼튼 차관이 1일 평양이 핵 계획을 '완전히 그리고 검증할 수 있게끔' 철회하기 전에 북한과 추가 회담을 갖는 건 '정말 곤란하다'고 한 것은 옳은 지적이다.

볼튼이 국무부의 유일한 정책 결정자가 아니라는 게 불행한 일이다. 1994년 합의를 일부라도 유지하기 위해 국무부의 다른 관리들은 이미 북한과의 대화 채널을 개방했다.

이렇게 하는 것은 평양에 클린턴 시절처럼 위협과 사기를 계속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다. 국방부는 벌써 북한이 다음 조치로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핵탄두를 장착한 탄도 미사일 실험을 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를 저지하는 최선의 방법은 10월 29일 회담에서 평양에 강경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었다. 볼튼의 말대로 대화를 할 시간은 끝났다.

***논평: '북한에 더 많은 중유를?(More Oil for North Korea?)'**

일반적인 옵서버에게 '무효화'라는 단어는 분명하게 들릴지 모른다. 그러나 당장 내일이라도 대북한 원유 추가제공을 중단할지 어떨지를 망설이는 것으로 미뤄볼 때 부시 행정부는 딴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북한이 제네바협정의 무효화를 밝힌 지 한달이 지났지만, 초대형 유조선 한 척이 거의 대부분 미국 납세자들이 낸 돈으로 사들인 연료용 중유 5만톤을 싣고 5일 싱가포르를 떠나 북한의 원산항으로 향한다. 지난 10월 4일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를 만난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비밀 우라늄농축 프로그램을 고백하며 제네바합의 무효화를 선언한 뒤 그것은 의당 사문화됐어야 했다.

KEDO(한반도에너지기구) 사무총장인 찰스 카트만은 유조선의 싱가포르 출항을 이미 승인했다. 지난 달말 대북한 중유선적을 중단할 의사가 있는지를 질문받은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새로운 결정이 내려진 바 없다"며 "선박은 예정대로 출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행정부의 최고위 관리 다수가 5일 워싱턴에 모여 이 유조선의 북한해역 진입허용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콜린 파월 국무장관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 조지 테넷 CIA 국장 등이 참석한다.

여기에서 무엇이 결정될지 아직 모른다. 그러나 한 가지 가능성은 미국이 KEDO에 어떠한 정식 거부권도 갖고 있지 않아 이 유조선을 회항시킬 명분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할지 모른다. 그러나 유럽연합(EU)이 중유공급 중단을 지지하는 신호를 이미 보낸 점에 비추어 아무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 것은 구차한 변명이 될 것이다. 지난 1일 유럽연합 의회는 적어도 당분간은 내년 KEDO 자금지원을 억제키로 했다. 한편 일본은 KEDO에서 아예 탈퇴할지 모른다는 암시를 보내고 있다.

KEDO 이사회는 초대형 유조선이 원산항 근해에 도착하는 이달 14일 선박의 접안과 하역여부를 결정지을 것이다. 북한의 핵비밀 계획 시인으로 KEDO의 전체 목적이 폄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이 조직을 해체할 움직임은 없는 것 같다. 오히려 미 국무부는 우라늄 농축계획이 폐기될 때까지 대북한 '협상'을 배제하면서도 북한을 계속 '포용'하겠다는 열의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바우처 대변인이 분명히 한 것처럼 계속적인 중유공급은 회담이 필요없기 때문에 지속될 수 있다. 사실상 북한은 이스라엘 이집트 콜롬비아에 이어 네 번째로 미국의 경제원조를 가장 많이 받는 나라가 됐다. 이치에 맞는 말을 하는 사람은 존 볼튼 무기통제 및 국제안보담당 차관이다. 그는 미 국무부내에서 논리적 목소리를 가진 유일한 존재로 지난 1일 "제반 협정을 뻔뻔스럽게 위반하는 정부와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클린턴 행정부 당시 북한을 완전한 경제적 몰락으로부터 구해주는 데 성공한 '핵공갈'이 부시 행정부에서 다시 먹혀들 위험성이 있다. 부시 행정부는 북한의 무효화 선언에도 불구하고 94년 제네바 합의에 의해 취해진 모든 대북한 경제원조를 신속히 종결짓지 않음으로써 악행에 대해 계속 보상을 하고 있다.

만약 부시 행정부가 북한의 계속적인 핵무기 개발에도 불구하고 원조에 상응하는 군축협정의 분명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원조를 제공한다면 그것은 위기가 두려워 수모를 감내한다는 질책을 면치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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