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 대부분은 "북한 핵문제는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하며 잘 해결될 것"이라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가 여론조사 기관인 테일러넬슨 스포레스(TNS)에 의뢰해 지난 23일과 24일 이틀에 걸쳐 전국 20세 이상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면접 조사결과에 따르면(95% 신뢰구간 표본오차 ±3.1%), 우리나라 국민의 85% 이상은 북한 핵문제를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는데 찬성했으며, '북한을 압박해서 해결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11.9%에 그쳤다.
응답자 가운데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 방식에 찬성한 사람들은 연령별로는 20대(86.8%)와 40대 초반(88.3%)이 가장 높았고, 소득별로는 월소득 평균 1백50-2백50만원인 사람들이 89.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지지정당별 분포도에서는 민주당 지지자 90.6%가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에 찬성한 반면, 한나라당 지지자는 82.5%였다.
대선 지지후보별 분포에 따른 조사결과에서 대화를 통한 해결에 찬성한 응답자들은 정몽준(90.2%) 노무현(89.6%) 이회창(80.0%) 후보 순으로 나타났다. 남자(85.5%)와 여자(85.8%), 혹은 직업별 분포에 따른 차이는 미미했다.
***"향후 대북지원 계속돼야 한다" 80.1%**
또 우리나라 국민들은 향후 대북지원 방향에 대한 질문에 '인도적 차원의 지원만 계속돼야 한다'(57.6%), '현재 수준에서 계속 지원해야 한다'(22.5%)고 응답해 '대북지원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15.5%)는 답변을 압도했다. 우리나라 국민의 80.1%가 어떤 형태이든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고 찬성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 핵문제가 파문을 일으키며 미국이 '선 포기후 대화' 카드를 고집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어떤 형태로든 대북지원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응답이 다수를 이루고 있어 국민의 절대 다수가 경제적 지원문제는 분리해서 처리해야 한다는 '정경분리' 원칙에 공감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인도적 차원의 지원만 계속돼야 한다는 응답자는 57.6%, 대북지원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15.5%였던 반면, 현재 수준에서 계속 지원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22.5%에 불과하다는 점은 금강산 관광 등 남북간 교류협력사업의 잠정적 중단 견해도 광범위하게 퍼져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한편 현재수준의 대북지원을 계속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20대 32.0%, 30대 25.8%, 40대 16.4%, 50대 15.1%로 나타나 연령이 높을수록 북한 핵문제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수준 대북지원 찬성자의 경우 학력별로는 대재이상 27.4%, 고졸 19.7%, 중졸 18.4%로 나타났다.
***"북한 핵문제 잘 해결될 것" 62.3%**
북한 핵 문제의 해결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잘 해결될 것이다'(62.3%), '한반도에 긴장이 높아질 것이다'(22.3%), '상당한 위기가 올 것이다'(8.8%)는 응답결과가 나와, 응답자 대부분이 낙관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한 응답자들은 남자(68.4%)가 여자(56.4%)보다 많았으며 민주당 지지자(63.2%)가 한나라당 지지자(57.4%)보다 많았다. 특이한 것은 연령대가 높을 수록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대북지원 수준을 현재보다 낮추자는 조사결과와 평화적 해결 가능성을 점치는 연령대별 지지도가 뒤섞여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50대 이상에서 평화적 해결을 전망한 응답자는 63.5%에 달했으나 20대는 56%에 불과했다. 30대는 65.7%로 가장 높았으며 40대는 64.2%였다.
***"연말 대통령 선거에 영향줄 것" 55.7%**
이밖에 북한 핵문제가 대통령 선거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매우 영향을 줄 것'(15.7%), '약간 영향을 줄 것'(40.0%)으로 나타나 국민 55.7%는 이 문제가 연말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반면, 대선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는 국민도 38.5%에 달했다.
핵 문제가 대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자는 한나라당 지지층에서 61.8%로 민주당 54.6%에 비해 다소 높게 나왔고 지역별로는 대구 경북(59.9%)과 부산 울산 경남(60.1%)이 높게 나타났다.
여론조사 기관인 TNS 코리아 관계자는 "우리나라 국민 상당수가 이번 북한 핵문제가 한반도 긴장고조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며 "그러나 대북지원에 대해서는 인도적인 차원의 지원만 해야 한다는 일부 신중론도 우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