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협회가 여전히 조선·중앙·동아일보의 눈치를 보며 '조중동'의 들러리 행세에 자족하거나, 능력도 없으면서 자율규제 타령만 늘어놓으면서 신문사 사장들의 친목 모임에 그친다면 신문협회 해체 등 강도 높은 투쟁을 실천에 옮길 것이다."
11일 창립 40주년 기념식을 가진 한국신문협회(회장 최학래 한겨레신문 사장)에 대해 전국언론노조 산하 전국신문통신노조협의회(신문노협, 의장 이재국 경향신문 노조위원장)가 '2002년 오늘, 한국신문협회는 생일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가'라는 성명을 통해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신문노협은 성명에서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의) '여론의 호도' '지면을 통한 폭력'은 위험수위를 넘어선 지 오래"라며 "'조중동'을 비롯해 40여개 언론사를 회원으로 두고 있는 신문협회는 이 같은 반언론적 작태를 중단시키기 위해 단 한 번이라도 입장 표명을 하거나 자정 노력을 한 적이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신문노협은 "국민적 불신의 심화로 인한 '신문의 위기'는 보도 행태에만 그치지 않고 전방위적이라는 점에서 심각하다. 신문판매시장은 '자전거 일보' '비데 신문'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로 썩어가고 있다"며 "자본력을 앞세워 독자를 매수하는 데 아무런 죄의식도 느끼지 못하는 신문, 언론권력으로서의 영향력 유지를 위해 지면을 사유화하는 신문은 더 이상 신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신문노협은 신문협회에 대해 "신문협회가 이제라도 이 땅의 신문들이 언론 본연의 정도를 걷도록 하는 데 보탬이 되는 조치를 취하기를 강력히 요구한다"며 "언론권력 휘두르기에 탐닉하고 있는 회원사에 대한 단호한 대처, 공정거래위의 엄정한 신문고시 적용을 위한 신문협회의 권한 이양 등은 최소한의 조치"라고 강조했다.
신문노협은 경향신문 국민일보 대한매일 문화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연합뉴스 등 중앙일간지들과 경남도민일보 경남신문 경인일보 국제신문 매일신문 부산일보 등의 노조를 주축으로 구성돼 있다.
다음은 신문노협이 11일 발표한 성명서 전문.
***2002년 오늘, 한국신문협회는 생일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가**
한국신문협회가 창립 40주년을 맞는다. 걸어온 길을 돌이켜보자. 1962년 10월 13일 한국신문발행인협회로 발족한뒤 담합에 의한 카르텔 유지, 유신독재와 5공 군사독재 정권하에서의 프레스카드제 도입과 언론사 통폐합을 비롯한 언론 탄압의 들러리 역할 수행 등 한국 언론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던 시기가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2002년 오늘, 생일상을 앞당겨 차린 신문협회는 과연 그같은 오욕의 역사에 대한 통절한 반성 위에 시대적 소명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지 자문해보기를 권한다.
전국의 신문, 통신사 언론노동자 모임인 전국신문통신노조협의회는 이 시기 신문협회에 축하의 말을 건네기보다 거듭날 것을 촉구하는 국민의 엄중한 목소리를 전하고자 한다.
신문협회는 진정 이 땅의 신문업계가 언론 본연의 정도를 걷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권력화된 수구 족벌 신문들을 중심으로 자행되고 있는 '여론의 호도' '지면을 통한 폭력'은 위험수위를 넘어선지 오래다. 특히 대선 국면을 맞아 특정 정파적 목적에 의해 지면을 장식하고 있는 각종 의혹 부풀리기, 아니면 말고식의 무책임 보도 등 광기어린 행태는 스스로 언론이기를 포기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조중동'을 비롯해 40여개 언론사를 회원으로 두고 있는 신문협회는 이 같은 반언론적 작태를 중단시키기 위해 단 한 번이라도 입장 표명을 하거나 자정 노력을 한 적이 있는가?
국민적 불신의 심화로 인한 '신문의 위기'는 보도행태에만 그치지 않고 전방위적이라는 점에서 심각하다. 신문판매시장은 '자전거 일보' '비데 신문'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로 썩어가고 있다. 무차별적인 불법 경품
제공을 통해 자본력이 취약한 신문의 독자를 강탈해가는 '조중동'의 반사회적 폭력을 신문협회는 아는가, 모르는가.
찍어내는 신문 부수가 저마다 2백만부를 넘는다해서 과연 1등을 다투는 일류신문들답다고 말할 것인가. 자본력을 앞세워 독자를 매수하는데 아무런 죄의식도 느끼지 못하는 신문, 언론권력으로서의 영향력 유지를 위해 지면을 사유화하는 신문은 더 이상 신문이 아니다. 이 땅의 신문 전체에 오욕을 드리우게 하는 쓰레기 신문이요 사회적 공해일 뿐이다. 신문협회에 묻는다. 전체 신문업계를 더럽히는 '조중동' 회원사를 제명할 의향은 없는가.
우리는 지난 8월 신문협회에 신문판매시장 정상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과 공정거래위로의 규제업무 이양 등을 촉구하는 공개질의서를 보낸바 있다. 이에 대해 신문협회는 지난달 10일 우리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자율 정화 노력만 기울이겠다는 극히 불성실한 입장을 밝혔다.
우리는 신문협회가 이제라도 이 땅의 신문들이 언론 본연의 정도를 걷도록 하는데 보탬이 되는 조치를 취하기를 강력히 요구한다. 언론권력 휘두르기에 탐닉하고 있는 회원사에 대한 단호한 대처, 공정거래위의 엄정한 신문고시 적용을 위한 신문협회의 권한 이양 등은 최소한의 조치다.
우리는 신문협회가 여전히 조선·중앙·동아일보의 눈치를 보며 '조중동'의 들러리 행세에 자족하거나, 능력도 없으면서 자율규제 타령만 늘어놓으면서 신문사 사장들의 친목 모임에 그친다면 신문협회 해체 등 강도 높은 투쟁을 실천에 옮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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