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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반도체 자본'의 날, 죽어간 노동자들은…

"축제에 초대받지 못한 우리, '반도체 노동자의 날' 선언"

"우리는 알지 못했습니다. 19세 고3 여성노동자들이 2년, 3년 일하다가 힘들고 병들어 그만두는지. 그 깨끗하고 '클린'한 반도체 산업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인간적인 대우와 이해할 수 없는 일에 대해 우리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습니다."

반도체를 만들다가 죽어간 노동자들의 유가족들이 28일 '제4회 반도체의 날'을 맞아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반도체 노동자들의 죽음이 알려지지 않았다면 우리는 여전히 반도체 산업의 밝은 면만을 봤을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은 '반도체의 날' 행사가 열린 서울 여의도 63시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도체산업의 단 1%가 축배를 드는 날이 아니라 99%의 사람들의 삶을 이야기하는 날이 돼야 한다"며 "28일 반도체의 날이 아니라 '반도체 노동자의 날'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반올림

반올림은 "반도체의 날은 무한한 이윤을 만들어준 반도체산업에 혁혁한 공을 세운 이들에게 공로상을 주고, 지난 1년 동안 얼마만큼 성장했는지를 격려하며 축배를 드는 날"이라며 "그러나 정작 화학물질에 노출되고 병에 걸리며 일했던 반도체 산업 노동자들은 이 축제에 초대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산업에 종사했다가 '희귀병'에 걸린 노동자는 150여 명에 달하고, 그 중 50여 명이 사망했다.

반올림에서 활동하는 이종란 노무사는 "우리나라 정부는 여전히 삼성을 비롯한 반도체 자본의 요구만을 대변하며 반도체 산업이 가장 깨끗하고 안전한 산업이라고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며 "정부가 모든 반도체 자본들을 제대로 규제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반올림은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보험 취지대로 직업병을 인정하고 산재 인정 판결에 대한 항소를 철회할 것 △화학물질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 △직업병 관련 각종 정보를 공개하고 피해 당사자와 독립적인 전문가의 참여를 보장할 것 등을 촉구하는 서명지를 전달했다.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27일까지 진행된 서명 운동에는 전국각지에서 2174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반올림은 1만 명의 참여를 목표로 28일부터 내년 3월 반도체 산업 사망 노동자 추모행사 기간까지 2차 서명운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반올림

ⓒ반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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