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의 권리, 소비자 보호를 요구한다!"
"착취와 사기로 수탈해간 금융자본을 심판하라!"
21일 오후 5시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금융수탈 1%에 저항하는 99%'가 주최하는 '여의도를 점령하라' 2차 집회가 열렸다. '금융수탈 1%에 저항하는 99%'는 금융소비자협회, 금융소비자권리찾기연석회의, 투기자본감시센터, 참여연대, 사회당, 키코 피해기업 공동대책 위원회, 부산저축은행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등이 소속된 모임이다.
이번 집회에는 이번 집회에는 저축은행 피해자, 키코 피해기업 노동자, 대학생 등 200여 명이 참가해 자유발언을 통해 탐욕적인 금융자본과 대책 없는 정부를 비판했다.
▲ ⓒ프레시안(이진경) |
김옥주 부산저축은행 피해자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자나 예금자보호법이 문제가 아니다"라며 "국민이 '추가로 영업정지 조치를 받을 저축은행은 없다'는 금융 당국의 말만 믿고 평생 모은 돈을 빼앗긴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저축은행으로 인한 피해 사태가 심각한데, 저축은행의 자산평가 내용조차 제대로 공개하지 못하는 대한민국 국회는 허수아비 국회"라며 분노했다.
저축은행 후순위채 피해자라고 밝힌 오훈(60) 씨는 "은행은 처음에 후순위채를 팔 때 '언제든지 팔 수 있다'고 했다"며 "그러나 팔려고 하자 사는 사람을 데려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팔고 싶어도 팔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한숨 쉰 그는 "심지어 증권사에서 '그걸 도대체 왜 샀느냐'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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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용준 키코 피해기업 공동대표는 "키코 피해기업은 매월 발생하는 수십억원의 키코 손실금을 은행에 지불하다보니 수주가 있어도 생산을 못해 수출을 못하고 있다"며 "수출 중소기업들은 키코 때문에 재산을 다 빼앗기고 처절한 고통 속에서 신음하고 있는데 우리가 산업현장에서 피땀 흘려 번 귀중한 외화로 은행들은 성과급 잔치로 호의호식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일부 언론이 우리나라는 미국과 같이 '탐욕적인 금융 자본'이 아니라고 보도하고 있으나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의 진원지였으니 직접 비교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역시 99% 다수의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금융의 탐욕으로부터 피해를 입는 것이 사실"이라며 "수많은 금융 피해자, 해고 노동자, 지나친 학자금 이자에 고통 받는 대학생들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집회에 앞서 4시에는 한국거래소 앞에서 '금융수탈 1%에 저항하는 99%'의 투기적 금융시장에 정의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주최 측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기업에는 이제 생산과 고용이라는 사회적 가치가 사라졌고, 은행은 더 이상 자본중계, 합리적 자원배분을 하는 금융기관이 아니라 서민들을 약탈하는 기관"이라고 비판했다. 주최 측은 "관료들은 금융•투기자본과 공모해서 소비자들의 약탈행위에 가담해 이익을 나누어 가졌고, 퇴직 후에는 로비스트로 활동하고 있다"며 "이런 이들이 국가의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주최측은 28일 5시 한국거래소 앞에서 3차 '여의도를 점령하라' 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 ⓒ프레시안(이진경) |
- 다음은 '여의도를 점령하라' 2차 집회 주최 측이 발표한 기자회견 전문 투기적 금융 반대한다! 노동의 권리, 소비자 보호를 요구한다! 착취와 사기로 수탈해간 금융자본을 심판하라! 우리는 지난 주말 10월 15일 토요일, 차가운 가을비가 쏟아지던 중에도 진행된 1차 "여의도를 점령하라" 집회에 참석한 300여 시민들을 만났다. 그날, 투기적 금융에 분노하고 피해구제를 요구하는 절절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미국의 월스트리트와 전세계 1800여 도시에서 함께 진행되고 있는 거대한 항의의 물결이 우리사회에서도 일어나고 있음을 확신하였다. 이에, 오늘 2차 "여의도를 점령하라" 집회를 시작한다. 지난 IMF 사태 이후, 은행과 주요 금융기관, 고용과 생산 비중이 큰 기업체, 공공 써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금융·투기자본에게 속속 매각되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민영화란 이름으로, 은행 주인 찾아주기라는 이름으로, 국가 경쟁력이라는 이름으로, 국민들의 세금으로 회생되었거나 원래 국민의 것인 은행과 기업들이 헐값에 매각되었다는 점이다. 금융·투기자본들은 국민의 공적자금 무시하고, 은행과 기업을 철저히 사유화 했고, 이익을 극대화해 제 배불리기만 했다. 은행과 기업의 경영 목표는 주주들의 이익 극대화가 되었고, 모든 수익은 자사주 매입을 통한 고가의 주식가치 유지와 고배당을 통해 대주주인 금융·투기자본의 배만 채웠다. 또, 그들 금융·투기자본을 대리하는 경영진에게는 고액연봉 등의 물질적 보상을 받게 했다. 더 나아가 은행과 기업의 성장에 필요한 자산마저도 현금화해서 빼먹었다. 그 피해는 해당 은행과 사회 전반에 미친다. 그들의 경영도 금융사기 판매에서 보듯이 기업윤리는커녕 소비자 약탈로 고수익 창출에만 혈안이 되어있기 때문이다. 수출업체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KIKO사태나, 지금의 저축은행사태가 그런 것 때문에 발생한 일이고, 제일은행이나 외환은행 등 투기자본 손에 장악된 은행에서도 같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고 있다. 그 후에는 다시 비싸게 은행과 기업을 팔아치우고 떠난다. 마치 추수 때 메뚜기 떼처럼, 은행과 기업의 알곡만 훑어 처먹고 새로운 사냥감을 찾아 떠나는 것이다. 이것이 지난 십 수년 2만불 한국경제의 실상인 것이다. 기업에는 더 이상 생산과 고용이라는 사회적 가치가 사라졌고, 은행은 더 이상 자본중계, 합리적 자원배분을 하는 금융기관이 아니라 "돈 놀이"에 혈안이 되어 서민들에 대한 약탈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그리고, 대주주의 배타적인 수익은 다른 이해관계자, 노동자와 소비자, 지역주민 등 우리들을 삶을 피폐하게 만들었다. 소액주주조차도 대주주인 금융·투기자본에 의해 배제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노동의 권리도, 소비자 보호도 없다. 남는 것은 모욕과 빈곤뿐이다. 따라서, 우리는 분노할 수밖에 없다. 정부도, 국가도 마찬가지이다. 국가는 금융·투기자본을 적극 보호하고 육성하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는 약 30여년, 한국은 십 수 년 전부터 그랬다. DJ정권이던, MB정권이던 마찬가지이다. 이는 선출된 대중 정치인이 아니라 언제나 이 국가의 주인행세를 하는 "관료"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지금껏 국가는 금융·투기자본이란 야수를 양성하기 위해 입법을 했고, 사법으로 보호했고, 행정 서비스를 제공했다. 금융·투기자본을 시장에 풀어서 마음대로 우리를 사냥하라고 부추겼고, 사냥감으로 많은 은행과 기업을 제공했다. 심지어, 쌍용차 사태에서처럼 국가는 직접 사냥에 나서기도 했다. 또 관료들은 금융·투기자본과 공모해서 소비자들의 약탈행위에 가담해 이익을 나누어 가졌고, 퇴직 후에는 로비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즉, 금융·투기자본의 사냥에 미쳐 죽지 않고 피 흘리며 저항하는 시장참여자 - 노동자, 소비자, 지역주민이 있으면 경찰까지 동원해 대신 죽여 먹잇감으로 던져 준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1% 금융·투기자본의 국가임에 틀림이 없다. 이제, 필요한 것은 다른 시장참여자 - 노동자, 소비자, 지역주민이 기업과 은행의 주인인 1%, 대주주의 금융수탈에 맞서 자신의 권리를 수호하는 것이다. 우리는 투기적인 금융시장에 정의를 요구한다. 더는 1% 금융·투기자본의 은행과 기업의 소유지배를 용인한지 않을 것이다! 금융경제 정책 결정은 부패한 관료와 금융·투기자본을 대리하는 민간 "전문가"가 아니라 우리가 결정할 것이다! 또한, 우리는 정의를 요구한다. 지난 십 수년간 수탈당한 우리의 정당한 몫을 요구한다! 그것이 정의이다! 2011. 10. 21.(금) 금융수탈 1%에 저항하는 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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