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등 15개 여성단체들은 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한미 FTA 저지를 위한 여성대책위원회' 발족 기자회견을 가졌다.
"FTA가 체결되면 가장 고통받는 것은 여성"
여성대책위는 발족선언문을 통해 "한미 FTA가 체결되면 교육비와 의료비는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오를 것이며 이를 감당하기 위해 여성들은 일자리를 찾아 거리를 헤메야 할 것"이라며 "여성은 직장에서, 가정에서 이중·삼중의 노동을 할 수밖에 없다"며 한미 FTA 협상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김지희 부위원장은 "한미 FTA는 모든 이의 삶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위태로운 것이 여성의 처지"라고 주장했다.
김지희 부위원장은 "IMF 이후에도 가장 먼저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 것은 여성 노동자들이었다"고 강조하면서 "특히 의료, 금융, 교육, 서비스 산업 등이 전면 개방된다면 그 멍에는 가장 먼저 여성 노동자들에게 지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부위원장은 "지금 추진되고 있는 한미 FTA는 여성의 고용불안을 야기하고 비정규직을 심화시키며 빈곤의 악순환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의 윤금순 회장도 "한미 FTA는 단순히 경제적 교류의 차원을 넘어 양국의 경제통합을 의미한다"고 주장하면서 "여성의 사회참여가 미약한 한국사회에서 경쟁을 강요하는 신자유주의적 한미 FTA가 체결되면 여성은 더욱 고통받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멕시코 여성의 절규에 주목하라"
여성대책위는 "우리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중남미자유무역협정(CAFTA) 체결로 인해 미래를 저당잡힌 멕시코인들의 비참한 현실을 목격하고 있다"면서 "그 중에서도 멕시코 여성들은 극심한 사회양극화 속에 절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성대책위는 "어린이, 노인, 여성과 같은 사회적 약자가 제1의 희생양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과연 한미 FTA의 장밋빛 미래만을 약속할 수 있겠는가"라며 "졸속으로 미국과의 FTA를 추진하는 정부당국을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앞으로 지역별 강연회와 서명운동, 선전전 등을 통해 한미 FTA 저지를 위한 활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된 발족선언문 전문이다.
<한미 FTA 저지 여성대책위원회 발족선언문> IMF의 10배가 넘는 피해가 예측되며 1만 가지도 넘는 의제 속에 국민 어느 누구도 그 피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한미 FTA 협상이 시작되었다. 노무현 정부는 지난 6월 2일 국민들의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민적 합의 없이 국민의 생명과 이 나라의 운명을 건 위험천만한 미국에서의 한미 FTA 협상 논의를 강행했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세계 초일류와 당당히 겨뤄야 한다는 참여정부의 뚝심은 노동3권·식량·문화·환경·법적·교육 주권도 없고, 국민건강권도 예외일 수 없이 100% 개방해야 한다는 미국의 초강경에 맞서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인가? 한국사회 여성은 절대적 빈곤과 사회양극화와 차별의 최대 희생양이었다. 2006년 한국 사회는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이 마지막 단계에 이르면서 사회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동유연성의 절대화를 강요하는 한미 FTA가 체결된다면 이미 비정규직 노동자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여성노동자의 삶은 더더욱 저임금의 하위직으로 전락할 것이고 여성의 빈곤화가 심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한편 여성농민은 역대정권의 농업개방, 농업포기 정책으로 산더미 같은 농가부채에 질식당할 지경이며 과중한 농업노동과 가사노동은 물론 가정경제를 책임지기 위해 식당으로 공장으로 다니며 부업까지 해야 하는 실정이다. 여기에 10조 원 이상의 피해로 한국농업을 초토화시킬 한미 FTA가 체결된다면 여성농민들은 더 이상 희망없는 농촌에서 떠나 파견임시직, 일용직 파트타임 등 무권리 노동자로 전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미 FTA로 인한 농업개방은 광우병과 농약으로 범벅된 수입농산물, 유전자조작 농산물로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더욱 위협하게 될 것이다. 그뿐인가? 국가가 보장해야할 교육, 의료 등의 개방으로 인해 교육비와 의료비는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오를 것이며 이를 감당하기 위해 여성들은 일자리를 찾아 거리를 헤메고, 축소된 공공의료 서비스를 여성의 무보수 노동으로, 희생으로 감당하게 됨으로써 여성의 삶의 질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렇듯 여성의 삶은 직장에서, 가정에서 이중, 삼중의 노동을 할 수 밖에 없으며 그 노동강도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또한 전기, 가스, 수도, 철도의 민영화로 인한 공공성의 파괴는 필연적으로 국민의 기초생활을 붕괴시킴으로써 이미 절대 빈곤층을 이루고 있는 여성들의 경우 생존이 위협받는 극한의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다. 빈곤과 차별, 폭력의 정점에서 여성의 삶을 파탄시킬 한미 FTA의 대재앙이 몰려오고 있다. 멕시코의 여성들은 고통스런 현실 앞에 오늘도 절규하고 있다. '일자리를 원한다. 그러나 인간으로서 존중받는 일자리를 원한다.' 우리는 가까운 현실에서 북미자유뮤역협정(NAFTA), 중남미자유무역협정(CAFTA) 체결로 인해 미래를 저당잡힌 멕시코인들의 비참한 현실을 목격하고 있다. 극심한 양극화로 노동자, 농민, 화이트칼라까지 일자리에서 쫓겨나 오늘도 생사를 걸고 국경을 넘어가는 멕시코인들은 절규한다. 멕시코 정부도 한국 정부와 똑같이 일자리 창출과 유일한 경제회생의 장밋빛 미래로 FTA를 맺었다. 그러나 FTA 체결로 인해 오히려 사회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멕시코의 현실 앞에 과연 한국 정부는 한미 FTA의 장밋빛 미래만을 약속할 수 있겠는가. 한미 FTA의 졸속 추진으로 인해 어린이, 노인, 여성과 같은 사회적 약자가 제1의 희생양이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에 우리 여성들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우리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한미 FTA 체결 저지운동에 나섰다. 우리 여성들은 여성을 더욱 빈곤하게 만들고, 여성을 더욱 착취하고, 여성에 대한 폭력을 극대화시키고, 그리하여 여성의 삶을 파탄시킬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맞서, 한미 FTA에 맞서 투쟁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 여성들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요, 우리의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노동자, 농민, 빈민, 장애인, 주부, 학부모, 성소수자 등 우리 여성들의 이름은 다양하지만 한미 FTA 저지의 그 길에는 오직 하나의 이름이며, 오직 하나의 힘으로 <한미 FTA 저지 여성대책위원회>로 단결하여 싸워나갈 것이다. 우리 여성들은 가정에서, 일터에서, 거리에서 여성의 이름으로 국민의 한 사람으로, 국민과 함께 우리의 미래를 한미 FTA가 몰고올 재앙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연대하여 싸워 나갈 것이다. 2006년 6월 7일 '한미 FTA 저지를 위한 여성 대책위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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