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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로커빌리 연주하는 십대 스타 제이크 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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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로커빌리 연주하는 십대 스타 제이크 버그

[화제의 음반] 제이크 버그 [제이크 버그]

1950년대 미국의 라디오 프로그램 <로큰롤파티>에서 흘러나올 법한 때 묻은 노래가 가득 담긴 [제이크 버그](Jake Bugg)는 올해로 19세가 되는 십대 뮤지션 제이크 버그의 데뷔 앨범이다. 모두 전자 음악에서 미래를 찾고 있을 때, 십대 소년이 홀로 로커빌리와 스키플 사운드가 넘치는 과거로 여행을 감행했다.

1994년생인 이 소년은 부모의 이혼 후 잉글랜드 중부 노팅엄(Nottingham)의 공영 주택에서 성장했다. 가사에 가득 찬 하층민의 미래 없는 삶은 [제이크 버그]의 공간을 나스(Nas)나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의 데뷔 앨범과 같은 곳으로 이동시켰다. 이로써 과거의 사운드가 현대에서 존재할 의의를 확보했다.

제이크 버그는 지난해 발표한 이 데뷔 앨범으로 영국 팝 차트 1위에 올랐다. 거친 삶의 역정이 가사로 묻어나지만, 가수로서 길을 걷기 시작한 후 그가 만들어낸 이 성공 신화의 밑바닥에는 어떠한 고난도 보이지 않는다.

▲제이크 버그 [제이크 버그]. ⓒ유니버설뮤직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의 특별 스테이지에 오른 후, 머큐리 레이블 관계자의 눈에 띄어 데뷔를 준비했다. 그 사이 첫 싱글 <트러블 타운>(Trouble Town)과 <컨트리 송>(Country Song)이 연달아 인기를 얻었고, 이 곡에 반한 오아시스(Oasis) 출신 노엘 갤러거(Noel Gallagher)는 아예 그를 자신의 공연 서포터로 맞았다. 이후 낸 <라이트닝 볼트>(Lightning Bolt)와 <투 핑거스>(Two Fingers) 역시 대대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제 제이크 버그는 오는 7월 13일 런던 하이드 파크에서 열릴 롤링 스톤스(Rolling Stones) 공연에서도 서포팅 아티스트로 선다. 얼핏 보기에 제이크 버그의 성공 신화는 팝 아이돌의 성장 이야기와 별다를 바 없어 보인다.

무명 시절을 겪지 않았다 해서 [제이크 버그]에 눈을 돌릴 필요는 없다. 인터넷과 공연을 중심으로 스타덤에 오르는 건 이제 어느 누구나 쟁취할 수 있는 성공의 열매다. 가깝게는 싸이와 패션 핏(Passion Pit)의 성공 스토리 역시 제이크 버그와 별다를 바 없다. 앨범에 담긴 낡은 사운드의 완성도는 '반짝 스타'라는 의구심을 떨치도록 하기 충분하다.

앨범은 밥 딜런의 포크 록과 조니 캐시(Johnny Cash)와 후기 브리티시 스키플 사운드에서 뼈대를 가져왔고, 돈 맥린(Don Mclean)과 밥 딜런의 보컬에서 감성을 빌렸다. 최근 각광받는 멈포드 앤드 선즈(Mumford & Sons)나 아델(Adele) 등의 뮤지션이 추구한, 바로 '컨트리 스타일'보다 더 빛바랜 사운드다.

완연한 로커빌리인 <라이트닝 볼트>와 컨트리를 흉내낸 <컨트리 송>, 스키플 사운드인 <신 잇 올>(Seen It All) 등은 이 소년의 나이를 감안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인상적이다. <롤링 스톤>은 제이크 버그가 "오래된 장르의 영혼과 스타일을 짊어졌다"고 평했다.

그리고, 십대의 소년이 기타를 들게 만든 환경을 가사에서 유추할 수 있다. 나스가 데뷔앨범에서 그린 퀸즈 거리의 황량한 풍경이 앨범을 관통한다. <신 잇 올>에서 제이크 버그는 "어느 금요일 밤 약(마약) 한두 알을 복용하고" 지역 "깡패 집단의 집"에서 열리는 파티에 훼방을 놓을 궁리를 한다. 그곳에서 본 풍경은 화자가 겁에 질려 차마 집 안으로 발을 들이밀 엄두도 내기 힘들 정도로 살벌하다. "여기 있는 모두 칼을 들고 있"으며, 결국 화자는 그 모든 광경을 보고야 말았다. 이처럼 비극적인 이야기가 생산 경제가 붕괴하고, 자유주의 영국의 기치 아래 황폐화된 잉글랜드 중부의 어디에서 일어난 사건을 중계한다.

<롤링 스톤>의 표현대로 이 앨범에 깔린 "생생한 스토리텔링은 제이크 버그를 노스텔지아의 늪에서 거리를 두도록 했"다. 더구나 이 살아 있는 이야기들은 성년을 앞둔 불안한 십대 소년의 특성과 맞물려, 가슴을 저미는 화학작용을 이뤄낸다. 이는 감성을 폭발시켜 청자의 눈물을 쥐어짜도록 '의도한' 상업적 팝의 목적의식이 따라올 수 없는 생명력을 만들어냈다.

아직 이 소년의 미래를 느긋하게 점치기에는 불안함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앨범의 사운드에서 미래를 예견할 만한 독창성을 찾기는 어렵다. 그러나, 오토튠으로 예술작품을 만드는 시대에 역행하는 젊은 아티스트의 출현은 분명 반갑다.

▲제이크 버그가 마치 조니 캐시처럼 기타를 들고 카메라를 노려본다. ⓒ유니버설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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