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국에 쇠고기 시장을 확대하는 협의를 제안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연합뉴스>가 24일 보도했다.
2007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실무 협상에서 미국 측 수석대표로 나섰던 웬디 커틀러 미국무역대표부(USTR) 아시아태평양담당 대표보는 23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FTA 합의안에 들어 있는 '협의 조항'(consultation provision)을 이용해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재협의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커틀러 대표보는 "쇠고기 협상이 끝난 지 5년 가까이 지났고 한국으로 쇠고기 수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현재는 수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협정이 순조롭게 이행되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협의 조항을 언급하면서 "미국은 아직 이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이 조항을 쓰는 게 유용하다고 판단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그러나 아직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커틀러 대표보의 이러한 발언은 현재 30개월령 미만 살코기만 수입하도록 되어 있는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조건을 재논의할 수 있다고 시사한 셈이어서 주목된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초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조건을 완화하려다 광우병 우려가 제기돼 '촛불 시위' 등의 국민적 반발을 불러온 바 있다. 이 때문에 실제 협상이 추진될 경우 대화 상대로 나서게 될 박근혜 정부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커틀러 대표보는 FTA 합의문 내용 중 독소 조항 논란을 낳고 있는 투자자-국가소송제(ISD)의 재협상과 관련해서는 현재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는 한국 정부의 입장이 정해지는 대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커틀러 대표보는 또 올해 3월이면 발효 1주년을 맞는 한미FTA에 대해 "양국 무역 규모가 점증하고 있으며 양쪽에 모두 이득이 되는 '윈-윈(win-win) 협정'이라고 본다"며 "지금까지의 무역수지 수치로 어느 한쪽에 더 이득이 된다고 결론 내리기는 이르다"라고 평가했다.
커틀러 대표보는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과 관련해 결정은 한국 정부의 몫이라고 전제하면서도 "한국은 '자연스러운 후보'(natural candidate)"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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