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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미국으로 간 까닭은?

애플 "미국 안에서 일자리 창출"…美 제조업 부활?

애플이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 창출을 위해 새로운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팀 쿡 애플 CEO는 이날 애플이 자신들의 컴퓨터 브랜드인 '맥'(Mac) 일부를 미국 내에서 제조하는데 1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티브 잡스 CEO 시절 중국 생산라인에 의존해 공급 혁신을 주도했던 쿡 CEO는 이번 투자의 구체적 계획에 대해 말을 아꼈다.

애플은 미국에서 손꼽히는 IT기업이면서도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을 외면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쿡은 "우리에게 특정 분야 일자리를 만들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일자리를 만들 책임을 갖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컴백'하는 미국 제조업…또 한 번의 르네상스?

몇몇 전문가들은 애플의 이러한 움직임이 미국 제조업계에 또 한 번의 르네상스를 불러올 것이라는 기대를 품지만 회의적인 이들이 더 많다고 신문은 전했다.

안드레 샤론 보스턴대 교수는 많은 제조 노하우들이 아시아로 넘어갔고, 다시 돌아올 타당한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하면서 "기업이 미국 내 일자리를 창출하길 원한다고 말하는 것은 좋지만, 그 일자리들이 연쇄반응을 불러오고 큰 경제적 변화의 일부가 되어야만 진정으로 나라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분석은 최근 제조기업들의 미국 내 일자리 창출 현황을 보면 타당성이 있다. 미국의 낮은 에너지 비용, 중국과 브라질 등 개발도상국에서 점점 오르고 있는 임금, 품질 이슈, 거대한 미국 내 소비시장에 근접한 곳에 공급망을 두려는 열망 등이 글로벌 제조기업들의 '컴백'에 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이다. 일자리 외주화 과정에서 발생한 의도치 않은 비용으로 인해 미국이 다시 경쟁력을 가질 돌파구가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결정이 미국 내 일자리 시장에 미친 여파는 지금까지 미미하다. 기업들이 '돌려놓은' 일자리는 보통 자동화 설비의 관리직 노동자 등 고소득 숙련직 일자리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미국 제조업은 지난 2년간 성장했지만 2007년 12월 미국 경기후퇴가 시작됐을 때에 비하면 여전히 2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상태다. 그런데 전 세계 제조업 경기의 성장속도는 미국보다 빠르다. 그러한 성장을 주도한 기업 중에는 미국 기업도 있는데, 일례로 제네럴 일렉트릭(GE)은 온수기와 냉장고, 식기세척기 등을 만들기 위해 미국 노동자들을 고용하긴 했지만 해외에서도 고용을 늘려나갔다.

애플의 경우에도 맥 컴퓨터는 현재 애플의 사업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다. 지난 분기 애플이 거둔 수익 360억 달러 중 맥이 차지한 비율은 20%가 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반면, 아이패드와 아이폰은 판매액의 70%를 차지한다. 후자 제품의 제조는 여전히 폭스콘을 위시한 중국 내 저임금 공장의 몫이다.

쿡의 발언은 맥에 들어가는 부품을 국내에서 더 많이 생산하겠다는 계획으로 보인다. 그는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에 애플이 직접 일자리를 만들기보다는 협력업체를 통한 투자로 갈 가능성을 시사했다.

제조업체들 "정치적 압력 때문에 돌아오는 건 아니다"

한편, 미국으로 돌아오는 IT기업들은 정치적 압력보다는 제조업이 갖는 특성 때문에 미국 일자리를 선택했다고 주장한다. 지난 10월 '씽크' 브랜드 컴퓨터 및 태블릿PC를 미 노스캐롤라이나 주 휫셋 지역에서 만들 것이라고 밝힌 레노보는 자신들의 결정에 대해 북미지역 소비자들에게 더 빠르게 제품을 배송할 수 있기 때문이지 특정한 정치적 압력 때문은 아니라고 밝혔다.

소비시장 가까이에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동기에는 하드디스크 제조업체 등이 밀집한 태국에서 지난해 홍수가 터져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됐던 사건들이 영향을 끼쳤다. 자동차 업계도 지난해 일본 대지진 및 쓰나미로 유사한 위기를 맞았었다. 포드는 최근 미시건 주에 1200개의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밝혔고, 혼다와 폴크스바겐 등 외국계 자동차 기업도 인디애나주와 테네시주에서 고용 및 직업훈련에 투자하고 있다.

제조기업들이 미국 내 일자리를 늘리는 이유가 자국 내 소비자들을 겨냥한 조치이지 해외 수출을 노린 것은 아니라는 것도 미국 제조업의 '르네상스'에 대한 회의를 부른다. 예컨대 유럽 소비자들을 위한 제품의 생산라인 역시 유럽 인근으로 이동하고 있다. 5년 전 휴렛 패커드는 유럽에 파는 데스크톱PC를 중국에서 가져왔지만 지금은 체코와 터키, 러시아에서 만들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또한 해외 시장을 위한 제품을 제조하는 곳으로도 점점 더 매력을 갖추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전미제조협회(NAM) 등은 미국의 반기업적인 세금과 규제환경에 불편하지만, 세계은행(WB)이 발표한 경쟁력 순위에 따르면 "사업의 용이함"에서 미국은 최상위권에 위치해 있고 브라질, 인도, 필리핀 등은 바닥권에 있었다. 이제는 값싼 노동력보다는 기반기설 등의 요소가 더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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