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때마다 술 먹고 오는 태국인이 있다.
"넌 왜 매일 마셔?"
하고 시비를 걸었더니
"돈 못 받을까봐 걱정이 되어서요."
하고 얼버무린다.
"그건 말이 안 돼, 임마! 술 안 먹어야 이뻐서 돈 얼른 받아주잖아!"
하니 솔직히 고백한다.
"마누라한테 딴 남자가 있는 것 같아서요."
혼인신고는 안 했지만 마누라와 15년을 같이 살았다. 결혼 초기 유산한 이후로 애기가 안 생긴다. 애기가 없어서 그런지 여자가 마음을 잡지 못하고 한눈을 팔기 일쑤다. 휴가 갔을 때, 그동안 여자가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웠고 지금도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소문을 듣고는 종주먹을 댔다가 오히려 대판 싸움이 나서 그 후로는 별거중이다. 그래도 인간이 불쌍해서 용돈은 보내준다. 다시 합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건물 한 채 사놓은 걸 명의 변경해달라고 졸라서 망설이고 있단다.
우리도 70년대 남자가 중동에서 일할 때 여자가 춤바람 나는 일이 드물지 않았는데, 오늘날 태국 이싼(북동부 지방)이 그런 거 같다.
"나 어떡하면 좋아요?"
"깨끗이 잊고 헤어져."
나는 냉정히 말했지만 본인은 미련이 남아서
"새 여자 만나는 거 내 마음이 쉽게 허락하지 않아요. 마누라 마음 돌리고 싶어요."
한다.
계속 마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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