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4개월인 태국 여성이 왔다.
내 관심은 두 가지다.
1. 출산휴가를 받을 수 있나?
2. 한국에서 버틸 수 있나?
문제는 임신 사실을 회사에서 알고 있느냐다.
알면 한국 여성도 버티기 힘드니까.
짐짓 물었다.
"사장님이 알아요?"
"예."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어떻게 알아?"
"제 입으로 말했어요."
세상에!
이런 의논썽 없는 바보를 보았나?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자수하다니.
그러나 아직 한 수가 남아 있다.
"좋아! 사인만 하지 마."
"벌써 사인한 걸요."
"엉? 어디에?"
"3개월 후 퇴직하겠다는 각서에요."
왜 이렇게 손이 빠를까?
출산휴가는커녕
한국 생활도 끝나게 생겼다.
왜?
어떤 회사가 임신한 여자를 쓰겠는가?
석 달 후면 배가 남산만할 텐데.
아니나 다를까,
석 달은커녕 그녀는 보름도 못 버티고 조기 귀국하겠다고 백기 투항해 버렸다. 태국인은 심약해서 퇴사 압력을 잘 견디지 못하는데다가, 일찍 가면 사장님이 비행기표를 사준다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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