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ㆍ하금열 "김재철 MBC 사장 '유임' 지시" 파문

김재철 사장 해임안 부결… 대선정국 변수될 듯

김재철 MBC 사장 해임안이 부결됐다. 당장 노조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특히 해임안 부결 과정에서 여당 추천 이사들이 청와대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캠프로부터 김 사장 유임 압박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앞으로 대선 정국을 뒤흔들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방문진 이사들을 흔든 인물로 하금열 대통령 실장과 김무성 새누리당 총괄선대본부장을 꼽았다.

▲김재철 MBC 사장. ⓒ연합뉴스

8일 오전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이사회를 열어 김 사장 해임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3, 반대 5, 기권 1로 부결했다. 정황상 여권 추천 이사들이 모두 김 사장 해임 반대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야당 추천 이사들은 이사회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해임안 부결에 대한 항의 표시로 앞으로 이사회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나아가 야권 이사들은 여당 추천 이사들이 정치권의 부당한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일부 여당 이사와 야당 이사들이 김재철 사장 거취 문제를 포함한 MBC 정상화 방안을 결의문으로 채택하고 지난달 25일 타결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었으나, 24일 갑자기 '더 이상 (해임안 표결을) 추진할 수 없어 포기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이렇게 된 결과는 권력으로부터의 외압 때문이라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MBC가 정치권의 압력에 휘말리는 걸 막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방문진)이 실은 정치권 입김에 휘둘렸다는 말이다. 애초 여야 추천 방문진 이사들이 발표하려 했던 결의문에는 김재철 사장과 MBC 노동조합을 동반 사퇴시키고, 쌍방이 제기한 고소고발을 취하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었다.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결의문 발표에 합의했던 여권 이사들이 갑자기 태도를 바꾼 건, 청와대나 박근혜 후보 캠프의 김 사장 유임 압력이 없었다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는 게 야권 이사들의 판단이다.

이와 관련, 양문석 야당 추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김 사장 해임안 부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의 뜻을 밝히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방문진 여권 추천 이사들에게 압력을 가한 인물로 하금열 실장과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을 지목했다.

양 위원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25일 김 사장 해임 안건이 상정되기 이틀 전인 같은 달 23일 김충일 방문진 이사(여당 추천)에게 전화를 걸어 "김재철 사장을 '스테이'하라(유임시켜라)"고 명령했다.

양 위원은 "구체적인 개입 정황과 증인이 있다"며 "언제든 밝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 위원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 이제 MBC 사태는 언론계를 넘어 대선 정국을 뒤흔드는 정치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 위원은 MBC 노조의 파업 복귀 과정에서 김 사장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알렸으나 실패한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김재철 MBC 사장을 비호하기에 급급했다. 철저히 속았다"고 말했다.

당장은 MBC 노조의 파업 재개 여부가 초미의 관심으로 떠오르게 됐다. MBC 노조는 이날 오후 1시 30분, 여의도 MBC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해임안 부결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노조는 이날 방문진 해임안 투표에서 김 사장 해임안이 가결되지 않을 경우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