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노동법을 강의 중이었다.
며칠 있으면 콜센터 전화상담원이 될
이주여성들을 상대로.
맨 앞줄에 않은 캄보디아 여성이
아까부터 계속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따그락 딱딱 따그르르르 딱.
보내고 받고 보내고 받고.
수업방해가 여간 되는 게 아니다.
"그것 좀 안 할 수 없어요?"
하자 얼굴이 빨개지더니
"나가서 하든지!"
하니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당황스럽다.
옆에 있던 태국 여성이 뭐라뭐라 묻더니 거든다.
"시아버지(한국인)가 아파서 다 죽어간대요. 딸처럼 해줬다는데."
"그래서 문자하는 겨?"
"예."
"누구하고?"
"병원에 있는 남편하고."
아, 그랬구나.
모두가 그녀의 수업방해 행위를 용서했다.
나만 빼놓고!
내가 말했다.
"그럼 빨리 가봐야지!"
사무국 직원도 놀라서 달려와 조퇴를 허락했다.
"괜찮아요. 가보세요."
하지만 그녀는 절대로 가지 않았다.
얼굴도 말끔해졌고.
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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