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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윤수의 '오랑캐꽃']<385>

세계인의 날이란 게 있다.
전 세계 공통이냐?
아니다.
4년 전 우리나라에서 만든 날이다

다양한 민족이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며 살자는 취지겠지.
좋다.
외국인이 많이 와서 살다보니 이런 날도 생긴 것 같다.

이 날 화성에서도 행사가 있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나는 몰랐다.
돈 떼이고 얻어맞은 외국인들이 몰려오는 날이 일요일인데,
그들과 상담만 하고 있으니 뭘 알겠나?

그럼 어떻게 알았느냐?
그날 행사의 행운권 추첨에서 1등을 뽑아 졸지에 2박 3일 제주도 여행을 가게 된 베트남 사나이가 고충 상담을 하러 와서 알게 된 것이다.

사나이가 고충을 털어놓았다.
"마음이 안 내켜요. 제주도 여행!"
"왜?"
"갔다 온 친구들이 별로래요."
"왕복항공권에 호텔비에 식사가 다 공짠데 가지 그래?"
"솔직히 돈으로 바꾸고 싶어요."
"그래 바꿔준대?"
"아니요."
"그럼 어떻게 하려고?"
"목사님이 얘기 좀 잘 해주세요. 그쪽 센터에다가."
그쪽 센터는 관(官)에서 운영하는 곳이다.
나는 일단 거절했다.
관에서 하는 센터는 잘 모를 뿐 아니라, 여행권을 돈으로 바꿔주든 말든 내가 상관할 일이 아니니까.

대신에 화끈한 방법을 제시했다.
"그럼 여행권 팔아버려!"
"안 팔려요. 친구한테 말해 봤더니 10만원 밖에 안 준대요."
10만 원 밖에라니?
간이 커졌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가 불평을 늘어놓았다.
"차라리 4등을 뽑을 걸 그랬어요."
"4등이 뭔데?"
"자전거요. 자전거는 외국인 10명, 구경 온 한국인 10명, 합해서 20명이나 주었는데."
"그럼 3등은?"
"압력밥솥이요. 그것도 10명이나 탔는데."
"그럼 2등은?"
"세탁기요."

간이 커진 건 외국인이지만,
키운 건 한국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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