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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하마 학살, 시리아 정권 정당성 상실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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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하마 학살, 시리아 정권 정당성 상실 증거"

유엔 감시단 피습…'친정부 민병대 소행' 증언 속속

6일(현지시간) 시리아 중부도시 하마에서 자행된 추가 학살과 관련해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이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향해 "근본적인 인간성을 상실했다"고 맹비난했다. 이번 '하마 학살'이 친정부 성향의 민병대 소행이라는 증언이 나오면서 알사아드 정권이 더욱 궁지에 몰리는 상황이다.

7일 <가디언>에 따르면 반 총장은 하마의 마즈라트 알쿠베이르 마을에서 최대 100명이 학살당한 것으로 알려진 사건과 관련해 "놀랍고 소름끼치는 일"이라며 강도 높게 알아사드 정권을 비난했다. 반 총장은 "매일 매일 (시리아에서) 잔혹행위의 목록이 추가되고 있다"며 이러한 행위들은 알아사드 정권이 정당성을 상실했다는 증거라고 비난했다.

반 총장은 시리아의 상황이 한계점에 가까워졌으며 내전 상황으로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하마 학살을 두고 "인륜범죄로 가는 패턴의 지표"라며 "시리아 국민들은 피를 흘리고 있고 분노하고 있다. 그들은 평화와 존엄을 원한다. 무엇보다도 그들 모두는 행동을 원한다"라고 말했다.

반 총장이 이날 강도 높은 단어를 사용하면서 시리아 정부를 비난한 것은 휴전협정 이행 감시를 위해 파견된 유엔 감시단이 피습당한 사건과도 무관하지 않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유엔 감시단이 학살 현장으로 이동하던 중 친정부 민병대의 중화기 공격을 받았다면서 이는 학살 사건의 책임이 있는 정부군이 감시단을 떼어놓으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 7일(현지시간)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가운데)와 코피 아난 유엔 특사(왼쪽 첫번째). ⓒAP=연합뉴스

드러나는 하마 학살의 배후

이번 '하마 학살'의 용의자로 유력하게 꼽히는 친정부 민병대는 '귀신'이라는 뜻의 '샤비하'(Shabiha)라고 불린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시리아 내 소수파인 시아파 중에서도 알라위트 분파에 속해 있는데 샤비하의 구성원 대부분이 알라위트파다. 지난달 훌라 학살을 주도한 이들도 샤비하라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시리아 정부는 이번 학살이 테러리스트의 소행이며 희생자 규모도 9명에 그친다고 항변하지만 샤비하가 학살을 저질렀다는 구체적인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7일 <로이터>에 따르면 마을 인근 올리브 숲에 숨어 학살을 피한 한 농부는 민병대와 정부군이 알베이르 마을의 가옥 3채 안에서 총을 쏘고 시신을 집 밖으로 끌어내 불태우는 것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가디언>도 알쿠베이르 외곽에 살던 아부 히샴 알하마위라는 주민이 마을 주변의 알라위트파 마을에서 온 샤비하 민병대가 그의 집 앞을 지나쳐 알쿠베이르로 향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이 주민은 그 민병대들이 어린 시절 같은 학교에 다니던 이들이라서 정확히 알아볼 수 있다면서 정부군과 함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주민은 또 알쿠베이르가 지난해 시리아 반정부 시위 이후 정치적인 행동에 나서거나 반군의 거점이 된 적이 없는 평범한 농촌이라고 이번 학살의 타깃이 된 점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시리아 사태, 해결책은 여전히 난망

훌라와 하마 학살을 계기로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들이 시리아의 정권교체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있지만 러시아와 중국이 여전히 반기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과 러시아 정부는 최근 공동성명에서 외세에 의한 강제적 정권교체에 반대한다며 공정하고 평화적인 해법을 강조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이견을 보이면서 국제기구를 통한 해결 노력이 지지부지한 사이 시리아의 유혈사태만 더욱 심해진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코피 아난 유엔 특사는 자신의 중재로 마련된 휴전 협상이 사실상 휴짓조각이 되었다는 점을 시인하면서도 유엔 안보리가 자신의 평화계획을 이행하기 위한 실질적인 제재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난 특사는 시리아에 영향력이 있는 이란이 사태 해결에 나서는 방안도 제안했지만 이란과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은 이란이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면서 사태를 장기화시킨 책임이 있다며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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