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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윤수의 '오랑캐꽃']<529>

섬에는 집이 두 채밖에 없다.
무인도에 가깝다.
베트남 청년이 여기서 고기잡이를 하고 있다.
하루 16 내지 17시간을 일하는데
선주에게 툭하면 얻어터지고
돈은 받은 적도 없단다.

한국 온지 두 달밖에 안 된 신참이니
얼마나 무섭겠나?

문제는 거기가 어딘지 모른다는 거다.
충청도 섬이라는데 아닐 수도 있다.

그가 남의 핸드폰으로 형에게 구조를 요청해와
형이 또 나에게 연락한 것이다.
하지만 나라고 뾰족한 수가 있나?
어딘지도 모르는데.

"어떡하면 좋을까요?"
"글쎄, 거기 베트남 사람은 없나?"
"한 명 있는데 다른 배를 타기 때문에 만난 적이 없대요."
"어떻게든 만나보라고 해."
"만나서 도망치라고 할까요?"
"무조건 도망치면 불법되니 머릴 써야지."
"어떻게요?"
"맞았으면 진단서를 뗀다든가."
"병원이 어디 있다고 진단서를 떼요?"
"하긴."

이거 영화지, 현실이 아닌 거 같은 착각이 든다.
정말 영화라면 얼마나 좋을까!

배트맨에게 부탁하면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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