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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마음

[한윤수의 '오랑캐꽃']<525>

솜차이가 수라차이의 통장을 쓰고 있다.

왜 남의 통장을?
알고 보면 남이 아니다.
은행원이 SOMCHAI를 SORACHAI로 잘못 읽어
이름이 바뀐 거다.

그는 이 통장을 갖고도
6년 동안 편안한 얼굴로 살아왔다.
사람이 천하태평인데다가
하등 문제가 없었으니까.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퇴직금을 못 받고 귀국해야 하는데
나는 그를 대신해 소송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설사 솜차이가 승소한다 하더라도
자기 명의의 통장이 없으니
어찌할꼬?

판사에게
솜차이가 수라차이고 수라차이가 솜차이니
그냥 아무 통장에나 넣으라고 엉겨?

택도 없는 얘기라
솜차이에게 통장 이름을 바꿔오라고 시켰다.

그러나 은행에 보낸 지 9일이 지났건만 아직도 돌아오지 않고 있다.
전화도 안 받고.

오늘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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